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6000원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6000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식 아닌 지혜를 가르치려면 더더욱 그렇다. 젊은이들의 멘토 중 멘토로 꼽히는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역시 그랬던 듯하다. 전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때문에 중고생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면서 겪었던 일이다. 외부 인사의 강연에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 박 원장은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걸 터득했고 그렇게 얻어낸 아이들의 호응이 무척이나 기뻤다. 그러다 한 학생에게 질문을 받게 된다. “선생님 말씀대로 살면 희망이 있을까요?” 말문이 막혔고 돌아오는 길 그 학생의 ‘냉소적인 표정과 선연한 눈빛’을 떠올리며 울었다.
그의 마음에 새겨진 경험이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이라는 책으로 나오게 됐다. 그는 책머리에서 묻는다. “당신은 지금 당신 삶의 주인인가?” 고민하는 청년들을 향한 물음이다. 이 진정성 어린 물음에서 그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다만 단서가 있다. “책에서 다룬 이야기들을 그대로 내 삶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이는 겸양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책에 담은 조언들이 스스로의 삶의 방식임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책은 제목처럼 ‘자기혁명’을 강조한다. 제 몸을 닦아세워야 나라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책은 우선 ‘나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 다음으로는 세상으로 인식을 넓혀야 한다. 세상이 움직이는 질서, 특히 우리 발이 딛고 있는 한국사회를 제대로 파악해야 현실을 알 수 있다. 알았으면 변화다. 역시 선결과제는 ‘나’다. 즉 자기혁명이다. 책 제목이 그러한 것처럼 가장 고갱이인 자기혁명 부분에 박 원장은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나를 알고 세상을 알고 나의 혁명이 이뤄졌다면 다음으로 실천해야 할 터전은, 사회다. 이 책의 결론이며, 청춘이 나아가야 할 목적지다. 그래야 앎이 의미를 얻고 자기혁명이 완결될 수 있다. 사회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며 여기 속한 ‘나’ 역시 우리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다.
노파심이 일 법하다. 자기혁명으로 일궈내야 할 미래의 변화란 간단한 일이 아니므로, 지금 여기의 눈으로 보기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므로. 그래서 책은 당부의 말로 맺는다. “물은 99도가 될 때까지 끓지 않는다.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바로 필자의 인생에서 아쉬웠던 점이자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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