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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사람] “천자문이 한문 입문서? 우주 이치 담은 책”

등록 2012-01-03 19:39

대산 김석진(84) 선생
대산 김석진(84) 선생
팔순에 천자문 해설서 낸 주역대가 김석진씨
‘평생 고전 대중화 공로’ 명예박사
제자들 요청에 ‘공부의 근원’ 풀이
“한자 익히며 동양사상 배우는 책”
당대 제일의 주역(周易) 대가로 손꼽히는 대산 김석진(84·사진) 선생이 3일 천자문 해설서 <대산 천자문 강의>를 펴냈다. <주역>을 비롯해 <도덕경> <천부경> 등 난해한 고전 해석서를 두루 펴낸 팔순의 노 학자가 말년에 어린 학동이나 배운다는 입문서 ‘공부’(?)로 돌아간 것이다.

대산 선생은 천자문을 단순한 한문 초입서로 아는 것은 잘못이라고 한다. “천자문은 4자2구로 된 125편의 시에 우주자연과 인간 삶의 이치를 담고 있지요. 간혹 사서삼경을 읽었다는 분들 중에도 천자문의 내용을 제대로 모를 만큼 만만찮은 글이랍니다.”

천자문은 서기 6세기 초반 중국 양무제의 명으로 주흥사라는 학자가 하룻밤 사이에 한 글자도 중복되지 않는 천자문을 짓고는 그만 머리가 하얗게 새고 말았다는 전설이 있다.

<대산 천자문 강의>(도서출판 동방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지은이 자신이 주역의 대가라는 데 있다. 한자를 배우면서 동시에 천자문에 담긴 주역을 비롯한 동양사상의 정수에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대산의 제자인 최정준 경기문화재연구원 전문위원은 “하늘 천, 따 지, 하는 ‘천지현황’은 주역의 ‘천현이지황’에서 따온 것입니다. 글자 넉 자에 담긴 철학적 의미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선생님 책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자랑했다.

대산이 노경에 천자문 책을 쓴 것은 제자들의 요청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고전을 강의하는 동안 천자문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근본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천자문의 본뜻을 깨우치면 천 개의 눈을 얻는 것과 같지요.”

대산은 천자문 공부의 의의를 동양식 서당과 서양식 초등학교 교실의 차이로 설명했다.

“서양은 형이하적인데서 출발하는 학문이라 먼저 사람 눈에 보이는 ‘송아지’ ‘바둑이’부터 가르치지요. 그러나 동양은 형이상과 근원을 중시하므로 ‘하늘’과 ‘우주’ 등 눈에서 먼 것부터 먼저 가르칩니다. 그것은 동서양 사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대산 김석진은 근대 주역의 대가 야산 이달(1889~1958)의 제자로,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학력의 전부지만 평생동안 많은 저술과 후학 양성 등 고전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동방대학원대학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는 7일 오후 5시 성균관 유림회관에서 제자들이 마련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최정준(010-6404-5049), 동방문화진흥회(02-2237-9137).

이인우 기획위원 iwlee21@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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