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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소년, 남로당 아버지와 마주서다

등록 2012-02-26 21:14

‘21세기문학’에 ‘나의 시대…’
“무조건 덮으려는 시각 불식
구체적인 아버지 시대 복원”
김원일씨 계간지에 소설 연재

‘애비는 남로당이었다.’

서정주 시 <자화상>의 첫 구절을 비튼 이 표현은 남로당 간부를 아버지로 둔 작가들을 가리켜 평론가 김윤식이 쓴 말이다. 이문구, 김원일(사진)·김원우 형제, 김성동, 이문열 등 40년대생 작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해방과 전쟁기에 남로당 간부로 활동하다가 월북하거나 처형당한 아버지의 짙은 그늘 아래 작품 활동을 펼쳐 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문열이 아버지와 그가 선택한 이념을 적으로 삼아 맹렬히 글을 쓰고 발언해 왔다면, 김성동은 그 대척점에서 아버지를 비롯한 ‘시대의 헌걸찬 정신들’에 대한 숭모의 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원우가 부친에 관한 한 침묵으로 일관했다면, 그의 친형인 김원일과 작고한 이문구는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로 아버지와 그의 이념을 대해 온 편이다.

김원일(70)이 계간 <21세기문학> 봄호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나의 시대, 나의 유년’은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 정도 되는 형식으로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이념적 선택이 드리운 그늘 아래에서 보낸 작가 자신의 유년기를 돌이킬 예정이다. 대하소설 <불의 제전>과 장편 <마당 깊은 집> 등에서 전쟁과 그 직후의 가족사를 그린 바 있는 작가가 한층 본격적으로 ‘아버지와의 대결 또는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연재 첫회분은 부모님의 결혼부터 자신의 탄생 직전까지를 다룬다. 예술가 기질이 다분한 아버지와 철저한 생활인이었던 어머니 사이의 갈등, 일본 유학을 다녀와 야학 활동을 펼치던 아버지가 신여성과 딴살림을 차리고는 어머니에게 이혼을 요구했던 이야기가 소개된다. “무조건 덮어버리려는 반공적인 시각은 불식되어야 한다”며 “좀더 구체적인 아버지 시대의 복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작가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글 최재봉 선임기자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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