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게 될 거야> 고빈 글·사진/담소·1만3800원
[토요판]
만나게 될 거야
만나게 될 거야
“언덕 위에서 우리는 묵언의 대화 같은 것을 나누었다. 파란소는 인간의 도시를 보고 싶어 했다. 그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여행자였다. 그는 자신의 삶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달아나지 않을 용기가 있는 존재였다. 그 용기는 순수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편안하고 친근한 표정의 아이들과 동물사진을 찍는 작가 고빈이 사진에세이를 냈다. 작가가 아이들과 동물이 어우러지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인도여행 때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10여 차례의 개인전을 했지만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쯤 책을 써볼까 싶어 시도해봤지만 이상하게 글이 쓰이질 않았다. 10년이 넘어가면서 내 여행의 한 사이클이 돌았다는 느낌이 왔고 과연 이번에는 슬슬 풀렸다. 물론 그렇게 쉽진 않았지만.” 작가의 설명이다.
사진작가 고빈 10여년 작업
인도·티베트 등 오래 머물며
아이·동물 교감 생생히 잡아 책은 인도와 파키스탄과 티베트 등지에서 만난 인연을 사진과 글로 풀어나간다. 사진 보고 글 읽고 다시 사진을 보면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개구쟁이들과 개구쟁이를 닮은 동물들의 사진들 못잖게 글이 꽤 많다. 작가의 글은 사진에 등장하는 동물의 표정과 심리를 읽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어떤 책이든 사진이 조금이라도 들어 있으면 사진부터 읽게 되기 마련이다. 처음엔 사진에서 당나귀의 표정을 눈으로 먼저 읽었다. 글을 읽고 당나귀를 다시 보니 얼굴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사진 속 동물들은 그 마을의 주민들과 동격이다. 터번을 두른 남자들이 나무그늘 아래 모여 앉아 있고 그 옆에는 개 한 마리가 철퍼덕 옆으로 누워 낮잠을 즐긴다. 남자가 검고 흰 새끼 양 두 마리를 안고 있는데 흰 양이 검은 양에게 귓속말을 하면서 카메라를 힐끗 바라본다. 들판에서 개와 말이 만났다. 고빈이 찍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둘은 마주본다. 분명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동물들이 실제로 사색도 하고 소통을 하는 것 같다.
지은이는 어떤 곳을 방문하면 3개월에서 6개월씩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어떤 곳은 10년 동안 10여 번 찾아가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물들이 그를 알아보고 툭툭 차기도 하고 머리로 들이받기도 하면서 인사를 한다고 했다.
‘파란소’ 에피소드는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사막에서 야생동물인 파란소를 만났는데, 망고 피클 맛을 본 녀석이 계속 따라다니는 바람에 한동안 이 마을, 저 도시로 같이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업을 더 쌓지 않으려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에 홀로 두고 멀리 도망쳤다. 1년 뒤에 그 마을을 찾아 파란소의 안부를 물었더니 마을에 자주 나타나 서성거리다가 죽었다는 이야길 전해듣는다. 착잡한 마음에 오토바이로 사막 도로를 달렸는데 어느 순간 그 파란소가 사막 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음을 발견했다. 어느 쪽도 거리를 더 좁히거나 넓히지 않은 채 한동안 둘은 마주보다가 각자의 길로 돌아섰다고 한다.
책은 이런 만남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만 봐도 글을 읽는 듯한,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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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동물 교감 생생히 잡아 책은 인도와 파키스탄과 티베트 등지에서 만난 인연을 사진과 글로 풀어나간다. 사진 보고 글 읽고 다시 사진을 보면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개구쟁이들과 개구쟁이를 닮은 동물들의 사진들 못잖게 글이 꽤 많다. 작가의 글은 사진에 등장하는 동물의 표정과 심리를 읽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어떤 책이든 사진이 조금이라도 들어 있으면 사진부터 읽게 되기 마련이다. 처음엔 사진에서 당나귀의 표정을 눈으로 먼저 읽었다. 글을 읽고 당나귀를 다시 보니 얼굴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신의 윙크 ⓒ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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