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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케이팝의 뿌리, 70년대 가요까지 뻗어있네

등록 2012-05-04 20:33

<케이팝 세계를 홀리다> 김학선 지음/을유문화사·1만5000원
<케이팝 세계를 홀리다> 김학선 지음/을유문화사·1만5000원
<케이팝 세계를 홀리다>
김학선 지음/을유문화사·1만5000원

전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케이팝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케이팝은 본디 한국 대중음악을 일컫는 용어이지만, 요즘엔 아이돌 음악과 거의 같은 말로 쓰인다.

<케이팝 세계를 홀리다>라는 책 제목만 보면 또 하나의 ‘아이돌 음악 세계정복기’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그 아래 딸린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대중음악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부제에 있다. 오늘의 케이팝이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70년대 우리 음악에까지 가닿는다는 사실이야말로 지은이가 하고 싶은 얘기다.

“어느날 예쁜 아가씨 가수가 찾아왔다. 그 후 나는 주 3회 음악에 대한 여러 이론들을 그들에게 전수하고 있었다. 특히 노래에 대한 이론과 창법 등 그들이 갖고 있는 색깔과 개성을 최대한 찾아내어 실제로 무대에서의 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모든 음악성을 그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요즘 대형 기획사의 얘기로 착각할 법도 하지만, 이는 1960~70년대의 한 장면이다. 예쁜 아가씨 가수는 ‘커피 한잔’으로 유명한 펄 시스터즈이고, 그들의 음반 속지에 이 글을 쓴 이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다. 요즘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은 아니지만, ‘신중현 사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중현은 많은 가수들을 발굴해 훈련시켰다.

대중음악평론가 김학선씨는 여기에 주목한다. 오늘의 아이돌 스타들도 따지고 보면, 70년대 이후의 수많은 음악 장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그 장인들이 만들어온 명반은 물론이고 연대별 시대 상황과 음악적 특색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록과 포크 음악이 꽃을 피웠지만 ‘대마초 파동’과 군사정권의 ‘가요 정화 운동’으로 암흑기를 맞은 70년대, 조용필 같은 주류와 들국화 같은 비주류 음악,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한 8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댄스음악 중심으로 재편된 90년대, 아이돌 그룹들의 싹쓸이 현상 아래 인디신의 약진이 돋보인 2000년대, 복고 바람과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어닥친 2010년대 등을 가수와 음반 얘기 중심으로 풀어냈다.

책장을 덮고 나면,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 근현대 대중음악사를 단숨에 꿰뚫은 기분이 들 듯싶다. 블로그(19702010.tistory.com)를 만들어 독자들이 책에 소개된 노래들을 들을 수 있게 한 건, 무릎을 칠 정도로 반가운 덤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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