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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작가가 정치 다루지 않는 게 오히려 정치적”

등록 2012-10-15 19:48수정 2012-10-16 10:16

공지영씨 앤솔러지 ‘사랑은 상처를…’ 펴내
“1988년에 등단했으니 올해가 햇수로 작가 생활 25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에 제 책의 누적 판매 부수가 1천만 부를 넘어섰어요. 그 두 가지를 스스로 기념하고 싶어서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저 자신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물론 제 책을 읽어주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독자들께도 선물 삼아 드리고 싶구요.”

소설가 공지영(49·사진)씨가 스스로 자신의 책에서 뽑은 구절들을 모아 엮은 책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폴라북스)를 내놓았다. 89년에 낸 첫 책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에서부터 최근 펴낸 <의자놀이>까지 모두 21권의 소설과 산문·대담집 등에서 고른 글귀들을 365개의 꼭지로 나누어 실었다.

15일 낮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제목은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에 썼던 글에서 따왔다”며 “사랑과 상처에 관해 어지간히 많이 썼다 싶은데, 내가 작가로 활동한 20대 중반에서 지금까지 삶의 표제어가 바로 그 둘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멘토단에 가담한 작가는 정치와 문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작가, 그리고 문학이란 사람의 삶을 다루는 일이고 그 삶 안에는 정치·사회·사랑·노동·아픔 같은 게 다 들어 있는 겁니다. 삶을 다루는 작가가 정치와 사회를 다루는 건 당연한 거죠. 거꾸로, 정치를 안 다루는 게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로서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면서 더 잘 쓰기 위해서도 정치가 잘돼야 합니다. 옆에서 울부짖는 사람이 있으면 글 쓰는 이의 상상력은 제약을 받게 되거든요. 제가 소위 ‘정치 활동’을 한다면 그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작가의 육성 녹음을 담은 오디오북으로도 나왔다. 그는 “녹음을 하면서 여러 번 울었다”고 말했는데, 특히 자전소설 <즐거운 나의 집>에서 딸에게 주는 편지를 읽을 때 울음을 주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사랑하는 딸, 너의 길을 가거라. 엄마는 여기 남아 있을게. 너의 스물은 엄마의 스물과 다르고 달라야 하겠지. 엄마의 기도를 믿고 앞으로 가거라. 고통이 너의 스승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돌이켜 보면 문학은 나의 모든 것이며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다”는 작가는 “12월 대선에서 더 나은 정부가 들어서면 그동안 구상해 놓은 몇 편의 소설을 쓰려 한다”고 말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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