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드밀라 울리츠카야(69)
러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27일 박경리문학상 수상
“한국을 비롯한 먼 나라의 독자들이 내 작품을 읽는다는 사실은 늘 나에게 기쁨과 놀라움을 줍니다. 박경리 선생의 작품으로는 러시아어로 번역된 <김약국의 딸들>을 읽어 보았는데, 제가 소설에서 다루는 똑같은 문제를 박 선생 역시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고통·이별,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아이들 같은 문제들 말이죠. 한국의 독자들이 제 책을 통해 삶의 위안과 해답을 찾았으면 합니다.”
1억5000만원 상금의 ‘제2회 박경리문학상’ 올해 수상자인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69·사진)가 25일 한국을 찾았다.
“울리츠카야의 작품 속 인물들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밟히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인간의 존엄성과 가족의 의미에 대한 인류 보편의 믿음을 증언한다”는 심사평을 받은 그의 시상식은 27일 오후 3시 강원도 원주 백운아트홀에서 열린다.
이에 맞춰 그의 소설 두 권도 처음으로 번역·출간되었다. 중편 <소네치카>와 장편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을 한데 묶은 <소네치카>(박종소·최종술 옮김, 비채 펴냄)와 장편 <쿠코츠키의 경우>(이수연·이득재 옮김, 들녘 펴냄)가 그것이다. 1992년 작인 <소네치카>는 프랑스의 ‘메디치상’과 이탈리아의 ‘주세페 아체르비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이름을 전 유럽에 알린 대표작이고, <쿠코츠키의 경우>는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그에게 러시아의 부커상을 안긴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34개 언어로 번역돼 나왔다.
울리츠카야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졸업 뒤 유전학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지하 출판물’을 읽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뒤 결혼 및 육아에 전념하는 한편 극장에서 각본을 쓰고 감독 일을 하다가 마흔 살이 넘어서야 작가로 등단했다.
“생물학과 문학은 인간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나를 묻는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작가들을 톨스토이 부류냐 도스토옙스키 부류냐로 나누곤 하는데, 저는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는 점에서 톨스토이 쪽에 해당합니다. 사회와 이념을 천착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작가로서 제 관심은 한 개인의 영혼과 감정의 문제입니다.”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는 고려대 백주년기념 삼성관의 국제원격회의실(B1)에서 박경리상 수상 기념 작가의 강연회가 열린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사진 비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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