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워블리스
폴 불 글, 니콜 슐만 그림, 황동하 옮김/서해문집·1만6000원
워블리스
폴 불 글, 니콜 슐만 그림, 황동하 옮김/서해문집·1만6000원
1969년, 조앤 바에즈는 우드스톡 축제에서 미국 노동운동가이자 방랑자·이민자·음악가·시인인 조 힐을 추모하는 노래를 불렀다. 바에즈는 살인 혐의로 억울하게 사형당한 조 힐이 꿈에 나타나 “나는 죽지 않았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위험한 작업환경에 항의해 파업을 벌이고 비참한 동료들의 생활을 노래로 만들었던 조 힐은 1915년 세계산업노동자동맹(IWW) 노동자들의 슬픔 속에 한줌의 재가 됐다. <워블리스>는 그가 속했던 세계산업노동자동맹의 역사를 만화 형식에 담아 서술한 책이다. ‘비틀거리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워블리스는 조 힐과 같은 ‘주변 노동자’들이 뭉친 세계산업노동자동맹의 별칭이다. 백인·숙련공·남성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활동한 미국노동총동맹(AFL)과 달리, 워블리스는 노동자들의 계급성과 연대에 기반해 무정부주의·사회주의에 여성·민권운동이 결합한 급진적 단체였다. 무력투쟁도 불사했던 이 단체의 역사는 그 자체로 피비린내 나는 미국의 섬뜩한 본모습이다. 동시에 에마 골드먼, 루시 파슨스, 유진 뎁스, 마더 존스, 빅 빌 헤이우드 등 워블리스 활동가들의 삶은 이 나라가 가진 저력을 보여준다. 바에즈의 노랫말처럼 ‘조 힐’은 100년 뒤 여전히 살아 있다. 2004년 뉴욕 맨해튼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워블리스의 이름으로 최저임금제 준수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는 다른 나라로 번져나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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