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보수주의자들의 진짜 마음 들여다보기

등록 2012-11-23 20:31수정 2012-11-23 20:55

<보수주의자들은 왜?>
코리 로빈 지음, 천태화 옮김/모요사·1만8500원
<보수주의자들은 왜?> 코리 로빈 지음, 천태화 옮김/모요사·1만8500원
<보수주의자들은 왜?>
코리 로빈 지음, 천태화 옮김/모요사·1만8500원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학자이자 정치 논객인 코리 로빈 교수의 <보수주의자들은 왜?>는 저 홀로 도도하게 존재하는 회색 이론이 아니라 혁명과 급진의 시대에 기민하게 적응하며 변신해온 보수주의와 그 마음의 뿌리를 탐구한다. 보수주의 원조 격인 18세기 에드먼드 버크부터 신자유주의를 내세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현실의 인물들을 좇아 보수주의 지성사를 살피는데, 사실 그게 다는 아니다. 거기 밑에 흐르는 보수주의자의 마음을 들여다보자는 게 지은이의 의도이다.

지은이가 보여주는 보수의 정신세계는 질서와 옛것을 높이며 중용을 닮은 신중과 지혜의 길을 걷는 점잖은 어르신의 그것이 아니다. 번듯한 사상과 이론의 이면에서 보수의 다른 면모가 들추어진다. 지은이의 선 굵은 주장을 몇 가지로 간추린다면, 그중 하나는 보수주의가 급진과 혁명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났으며, 혁명과 급진의 전략과 혁신을 차용하며 끊임없이 현실과 시대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해 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친다면 지은이의 얘기가 아주 새롭게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논쟁을 일으킨 핵심은 지은이가 보수주의를 두려움, 찬탄, 기쁨 같은 정념의 요소로 분해해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데에서 비롯한다. 지은이는 보수주의의 저 밑바닥엔 지배와 복종의 익숙한 질서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으며, 다시 거기에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옛 체제에 익숙한 남편으로서, 부모로서, 노예소유주로서, 공장주로서 자신의 사적 생활 영역에서 익숙한 사적 질서가 전복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공포의 마음을 역사 문헌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보수주의는 ‘상실의 마음’을 활용한다. 옛 특권의 일부를 잃는 사람들한테는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 해도 ‘상실’은 즉시 체감할 수 있는 것이며, 그래서 보수주의는 늘 상실의 회복을 대중적 관심사로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사실 보수주의는 ‘질서의 당’이 아니라 ‘상실한 자들의 당’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보수주의가 정적이거나 평화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18세기 보수주의 원조는 평온한 현실이야말로 ‘치명적 권태’를 일으키므로, 늘 자기 존재를 다시 각성하게 하는 대의·투쟁·헌신·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적대적 타자와 맞서는 “십자군적인 열정”은 미국 보수주의만의 특징이 아니며, 폭력과 전쟁은 보수주의의 현상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 책은 지난해 말 미국에서 출간된 직후에 ‘보수주의를 너무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다룬다’는 보수 쪽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보수·진보·중도의 학자·언론인들 사이에서 큰 논쟁을 일으켰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논쟁을 일으킨다면 어떤 논쟁이 될지 궁금해진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속보]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문재인 지지”
[전문] 안철수 대선후보 백의종군 선언문
버림받은 ‘호랑이계 아이돌’ 크레인을 모르나요
우려했던 일이…‘먹튀’ 론스타, 한국정부 상대 수조원대 ISD 제기
“검사 성관계 책임” 서울동부지검장 사의 표명
1100살 은행나무, 값어치 1조7천억 원
[화보] 안후보님, 뭐라고요? 궁금한 표정 문재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