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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화낼 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심리우화

등록 2012-12-28 20:24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1만2000원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1만2000원
잠깐독서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1만2000원
자신을 쓸모없다고 느끼며 우울증에 빠진 두꺼비 토드. 친구들의 조언으로 헤런 박사의 심리상담실을 찾은 그는 생전 처음 고통스런 내면과 마주한다. 그리고 열번째 상담에서 큰 변화를 겪는다. 질문만 퍼붓는 헤런을 향해 드디어 ‘화’를 낼 줄 알게 됐다. 늘 자신을 비난만 하는 엄한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꾹 눌렀고, 오히려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화낼 줄 모르는 어른으로 자랐던 것이다.

<토드를 위한 심리 상담>은 케네스 그레이엄이 1908년 지은 고전 동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90년 뒤 가슴치는 ‘심리우화’로 새롭게 바꿔 쓴 책이다. 토드는 상담 과정에서 사분면에 그려진 네가지 유형의 삶의 태도 중 ‘나는 괜찮지 않다, 너는 괜찮다’를 골랐다. 이런 부류는 ‘난 불운한 별자리를 타고났어!’라는 ‘심리 게임’을 하곤 한다. 화가 나면 무의식중에 ‘불쌍하고 어린 옛날의 나’가 불려나와 자신으로부터 가혹한 재판을 받는다. 토드 아버지는 반대로 ‘나는 괜찮다, 너는 괜찮지 않다’는 유형이다. ‘넌 왜 이렇게 날 실망시키니?’ 게임을 즐기며 “남을 심판하고 처벌할 기회를 노리는 박해자” 같다. 헤런 박사는 이렇듯 필요할 때마다 꺼내는 ‘인생대본’이 “생후 몇년 동안 경험한 정서에서 분화된 것”이라고 일러준다. ‘심리 게임’의 승패를 이해하면서 ‘슬픈 아이 자아’에서 ‘단단한 어른 자아’로 변해가는 토드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도 ‘힐링’이 될 것이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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