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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전화선에서 가지친 사회문화담론

등록 2005-08-11 18:54수정 2005-08-11 18:55

전화의 재발견<br>
요시미 &#49804;야 등 3인 함께지음. 오석철·황조희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만4000원<br>
전화의 재발견
요시미 슌야 등 3인 함께지음. 오석철·황조희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만4000원
잠깐독서
 “여보세요”, “누구세요.”

 ‘전화 있는 사회’의 으뜸말이다. 용건 전달부터 잡담까지, 그리고 휴대전화의 문자 문화까지 ‘전화 있는 사회’는 이제 우리 일상의 깊은 바탕이다. 그런데 이런 전화라는 존재의 자명함이 ‘함정’이었다. 너무도 일상화하여 전화 미디어의 사회문화적 의미는 거의 연구된 바 없다고 일본 미디어연구자 요시미 슌야 등은 말한다.

이들이 1992년 낸 <전화의 재발견>(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은 ‘전화 있는 사회’의 전화 미디어가 지닌 사회·문화, 정치경제학에 관해 본격 탐구한다. 13년이 지나고나서 요즘 휴대전화 문화를 살짝 더한 ‘서문 보론’과 함께 우리말로 출간됐다.

용건 전달의 수단에서 벗어나 어엿한 미디어로서 분석되는 전화는 어떤 의미인가? 지은이들은 ‘여보세요’ ‘누구세요’라는 탐색단계을 거쳐 두 사람의 신체·음성을 연결하는 공간인 전화를 통해 갖가지 사회문화 담론으로 가지치기를 시도한다. 전화 미디어는 ‘변용하는 사회공간’ ‘수화기 속의 접촉- 전화의 신체론’ ‘회선망 속의 사회’ 그리고 ‘전화 문화의 정치경제학’에 관한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애초 전화를 발명할 때 기술자들이 의도했던 전화의 단순 기능과, 기술자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용자들의 잡담 문화, 사회 네트워크 같은 새로운 기능은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 된다. 이리하여 전화는 용건 전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바뀌고 전화의 탄생 이후 ‘전화의 자명한 존재’는 흔들리고 변용돼왔다는 것이다.

지은이들은 전화 미디어는 테크놀러지의 수준을 뛰어넘어 더욱 깊은 곳에서 인간의 심성과 사회의 구성과 연관돼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장밋빛 뉴미디어’만을 바라보는 요즘에 낡은 것, 즉 ‘올드 미디어’ 되돌아보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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