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69) 한길사 대표
출판도시문화재단 새 이사장 김언호 대표
“지난 20여년은 공간 만들기
이젠 콘텐츠로 채워넣을 때”
책방거리 확대 ‘책의 메카’로
“지난 20여년은 공간 만들기
이젠 콘텐츠로 채워넣을 때”
책방거리 확대 ‘책의 메카’로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의 지난 20여년은 건설과 적응 기간이었다. 이제는 기지개를 펴고 새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공간 만들기에서 공간을 채우는 인문적 컨텐츠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공간도 더욱 빛날 것이다.”
지난달 28일 출판도시문화재단 정기총회에서 새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언호(69) 한길사 대표는 2003년에 출범한 지 10년만에 처음 바뀐 새 집행부를 꾸려갈 구상에 의욕이 넘쳐 보였다.
“출판도시가 지금까지는 너무 근엄하고 군림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찾아가기도 쉽지 않고 막상 찾아가도 내부로 접근하기 어렵다고들 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는 인프라 개선과 새로운 소프트웨어 창출을 통해 “출판도시를 열려 있는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로 만들어야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책을 만들뿐만 아니라 그것을 읽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책을 매개로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사람들이 만나 대화·토론하고 공연을 즐기면서 지식과 문화를 창출하고 교환하는 출판문화예술공원이라고나 할까.”
우선 단지 안에 더 많은 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하고, 진입로도 접근하기 쉽게 개선할 계획이다. 지금 조성 중인 책방거리를 더욱 확대하고, 부산 보수동 헌책방거리와도 협력할 생각이다. “선진국에는 일본 도쿄 진보초의 헌책방거리 같은 유명한 책의 메카들이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게 필요하다.”
개별 출판사들이 작은 도서관·책방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중심부 아시아센터의 큰 전시홀과 강의실도 그런 용도를 위해 더욱 개방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앞으로 새 이사진뿐 아니라 입주 업체들 및 시민들과 협의하면서 마련하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되는 자문위원회도 신설할 생각이다.
“1980년대 후반에 지금은 원로들이 된 출판인들 몇몇이 북한산 등산길에 ‘출판과 책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보자’고 한 게 파주 출판도시의 시작이었다. 80년대는 위대한 책의 시대였다. 돌이켜 보면, 이른바 ‘87년체제’를 연 한국 민주주의 도약에는 책이 큰 기여를 했다. 출판도시의 탄생은 그와 궤를 같이 한다. 그때는 정신이 물질을 선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다. 물질이 정신을 압도하고 있고, 한국 민주주의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다시한번 문화와 정신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한복판에 책이 있다.”
김 이사장은 지금은 그야말로 꿈이지만, 훗날 “출판도시와 헤이리, 그리고 임진각과 개성까지를 지상 교통수단으로 잇는 한강 하류의 문화벨트를 핵심 예술관광 거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우리 사회 리더들도 그런 안목과 비전을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글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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