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고 아메리카의 일상을 관찰하다
돈 왓슨 지음, 정회성 옮김
휴머니스트·2만원
돈 왓슨 지음, 정회성 옮김
휴머니스트·2만원
미국은 참으로 ‘슈퍼’란 접두어가 걸맞은 나라다. 힘과 자본으로 무장한데다, 세계평화를 내걸고 악의 무리와 전쟁도 불사한다.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의 모습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동안 미국이 저지른 행태를 보면 이런 생각은 그야말로 코흘리개 아이들의 생각이다. 자국의 슈퍼 파워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벌이고,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라는 서슴없이 ‘악의 축’으로 몰아 짓밟아 버린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미국을 자유와 정의의 이름으로 신념처럼 떠받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저술가 돈 왓슨이 쓴 <기차를 타고 아메리카의 일상을 관찰하다>는 바로 이런 신념에 좀벌레처럼 구멍을 내는 인문 여행기다. 제목에서 언뜻 연상되는 한가롭고 낭만적인 여행담과는 거리가 멀다. ‘암트랙’(전미 여객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기차)을 타고 미국 전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날이 선 비평의 칼을 들고 정치·경제·종교·언론 등의 이면에 숨겨진 미국과 미국인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지은이가 주목하는 지점은 일반 여행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유명 관광코스가 아니다. 미국의 수많은 소도시의 음식점과 술집, 모텔방, 뒷골목과 거기서 마주친 할아버지·걸인·군인·구두닦이·택시기사 들과의 대화가 주로 등장한다. 그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미국에 대한 상식을 깨뜨린다. 인종의 다양성을 인정하지만 오로지 백인중심적인 나라, 최첨단 하이테크를 자랑하지만 완고한 복음주의가 작동하는 나라, 자신들의 자유만이 전적으로 옳다고 믿는 나라를 읽어낸다. 가려진 미국 사회의 속살을 엿보는 재미가 크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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