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천하최강
정지원 지음/창비·9500원
정지원 지음/창비·9500원
-이름: 하승언.
-현재 상황: 정규직 전환을 믿고 인턴으로 다녔던 회사에서 ‘계약 불가’ 통보를 받는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여러 번 전전하다가 현재는 임용고시를 준비중이다.
-성장과정: 친구들이 ‘이소룡과 성룡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놓고 싸울 때, 머릿속에 ‘소피 마르소’를 그렸다. 친구의 연애편지를 대필해 줄 정도의 글솜씨는 있었다. 하지만 유년 시절 글을 참 잘 썼던 첫사랑에게 차였던 아픔이 있다.
-장점이자 단점: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 유급생에게 놀림을 받고 맞고 있는데도 참았던 겁쟁이였지만, 지금은 옳지 못한 일을 보면 참지 못하고,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돌직구 성격이다. 그래서 면접을 망친 적이 두어 번 있다.
-앞으로의 포부: 매번 밀려 쓴 답안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사막 같은 세상에서 모자챙만큼의 그늘로도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던 청소년기 때처럼, 유쾌하게 통쾌하게.
늘 마이너스 숫자에 치이는 어머니를 위해, 밤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각 장애가 있는 여자친구를 위해 취직하고 싶은 <비바, 천하최강> 속 주인공 하승언이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이런 식이 아닐까.
소설 <비바, 천하최강>은 제6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지은이 정지원씨가 “옥상에 올라가 스탠드를 세우고 모기장을 친 다음 허겁지겁 자판을 두들기면서”(작가의 말 중) 반추해낸 청소년 시절의 추억이 오롯이 녹아 있다.
책 제목 속 ‘천하최강’은 개성 넘치는 네 명의 단짝 친구들인 천완균, 하승언, 최성운, 강영인의 성을 따서 지은 별칭이다. 하지만 넷이 뭉치면 거칠 것이 없던 시절이기에, ‘천하최강’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승언이는 겁 많은 소년이지만 친구는 누구보다 아낀다. 주먹 1등 성운이는 절대 약자는 괴롭히지 않는 의리파이고, 성운이와 아웅다웅하는 영인이는 전교 1, 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다. 완균이는 뚱뚱해서 놀림을 자주 받지만 마음만은 섬세하다. 소설 안의 모든 캐릭터는 살아 꿈틀대고, 과거의 희극 속에 녹아든 현재의 비극이 감성을 자극한다.
<비바, 천하최강>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 인생의 괄호 안에 묶을 수 있는 친구들이 누가 있을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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