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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자학여자’ ‘마초남자’…달라도 너무 달라

등록 2013-04-05 20:16

남자의 교과서
명로진 지음/퍼플카우·1만3500원
직장 상사에게 호통을 들은 뒤 자리에 돌아와 생각하기 시작한다. ‘큰 실수도 아닌데 왜 미친 듯이 성질을 내는 거야. 가만있으니까 사람이 가마니로 보이나? 뭐라고 받아쳐야 했을까? 하긴 맨날 찍소리도 못하는 내 주제가 이렇지 뭐. 내가 이 모양이니 다섯살 아들놈마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게지. 남편이라는 작자도 내 말을 안 듣는데 애가 들을 리가 있나. 내가 뭐가 아쉽다고 그런 별 볼 일 없는 남자와 결혼했을까? 이렇게 자존감이 낮은 건 어린 시절의 문제 때문이겠지. 왜 엄마는 나를 이 모양으로 키운 거지?’

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

수전 놀렌혹스마 지음, 나선숙 옮김/지식너머·1만4000원

모든 여자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남자보다는 훨씬 더 많은 여자들이 이런 종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빠진다. ‘실수 안 하게 정신 차려야지’라거나 ‘못된 부장 같으니라고’로 끝낼 수 있었을 생각을 유년의 트라우마까지 파고들어 간다. 반면 남자는 어떨까. 애인이나 아내가 “우리 얘기 좀 해”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여자의 입모양만을 보면서 머릿속으로는 오로지 이 상황을 벗어날 궁리만 한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의 다른 심리를 조망하고 조언해주는 책 2권이 나왔다. 임상심리학자가 다양한 임상 사례를 통해 분석과 해법을 제시하는 <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는 위처럼 부정적이고 두서없이 이어지는 여성들의 생각습관을 ‘오버 싱킹’(Over Thinking)이라고 지칭한다. 과도한 생각은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형편없는 결정’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생각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은이는 원인 분석과 함께 그 해법을 단계별, 상황별로 제시한다. 그 첫 단계는 단지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 애쓰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따로 잡아서 집중적으로 그 생각만 하는 식으로 상황을 조절하라는 것이다.

배우 겸 작가인 명로진씨가 쓴 <남자의 교과서>는 여자 앞에서 입을 닫는 남자들의 본심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털어놓는다. 무능력한 남자 취급하는 아내와 스마트폰, 닌텐도가 거저 생기는 줄 아는 아이들을 ‘주렁주렁 달고 살아야 하면서 한없이 비겁해진’ 남자들에게 마초 본능을 찾으라고 선동한다. ‘남자는 누구나 워커홀릭을 꿈꾼다. 자상하고 요리도 하고 청소도 도와준다고? 도대체 누가 이런 걸 이상적인 남자라고 말하나? 남자가 아니라 가정부를 원하는 여자들이나 하는 이야기지’라거나 ‘가오(폼)는 우리가 지켜야 할 자존감의 다른 이름이다’라고 툭툭 내던지는 문장들이 정치적 올바름의 잣대로 보면 고루하거나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꾸미거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으면서 던지는 ‘돌직구’들이라 시원스럽다. 지은이는 ‘여자들이 읽지 않았으면 한다’고 역시 ‘마초’스럽게 머리말에 썼지만 여자가 읽다 보면 도저히 이해 불가능하던 남자의 행동들이 조금 귀여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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