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배운다
니시오카 쓰네카즈 구술, 시오노 요네마쓰 듣고 엮음
최성현 옮김/상추쌈·1만4000원
숲에서 배우다
도쿠무라 아키라 지음, 소진열 옮김/고인돌·1만4500원
‘빠름~ 빠름~ 빠름~.’ 인기 광고에서 보듯 속도가 최고의 미덕인 시대다. 과학이 진보하고 기계가 발달하면서 우리 생활은 날로 편리해지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런 속도 문명 속에서 우리는 과거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이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다. 수익성과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니 과정이나 가치는 경시된다. 자연과는 동떨어져 분업화된 세계에서 사람의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은 경시된다. 사람들은 제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한다.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고 삶의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처방을 제안하는 책 두 권이 나왔다. <나무에게 배운다>와 <숲에서 배우다>가 그것이다. 나무와 숲으로 상징되는 생명 본연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자연에서 얻은 지혜가 일상 구석구석에 적용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들이다.
<나무에게 배운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일본의 고찰 ‘호류지’를 보수·유지해온 86살 목수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얘기다. 13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호류지가 같은 자리에 우뚝 서 있는 것은 대를 이어 호류지를 지켜온 목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목수들은 책을 읽고 머리로 아는 과학적 지식으로 호류지를 지켜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평생 동안 나무와 함께 살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에서 얻은 지혜로 호류지를 지켜왔다. “나무는 나서 자란 방향 그대로 써라”, “대형 목조건물을 지을 때는 나무를 사지 말고 산을 사라”, “백 가지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기량이 없는 자는 조심스럽게 대목장 자리에서 떠나라”와 같은 구전이 그런 지혜다. 이러한 지혜는 건물을 짓는 일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읽을수록 울림이 크다.
<숲에서 배우다>는 1960년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던 지은이가 숲 속에서 생활하면서 건강을 되찾고 숲에서 얻은 삶의 성찰을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 도쿠무라 아키라는 1991년부터 일본 홋카이도 다키노우에초 다키니시에 ‘숲속 어린이 마을’을 만들어 아이들과 숲의 신비함과 생명을 느끼며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는 인류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숲’ 사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에 있는 모든 생명에는 신성함이 깃들어 있으며,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은 평등하며 쓸모없고 하찮은 생명은 하나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았지만 지은이 두 사람은 숲과 나무를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고 삶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찾았다고 말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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