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별아(44). 사진 해냄 제공
역사소설 ‘불의 꽃’ 펴낸 소설가 김별아
실존인물 바탕 조선 간통사건 다뤄
“역사소설은 교훈보다는 위로 줘
우리랑 똑같은 고통 겪는 데 공감”
실존인물 바탕 조선 간통사건 다뤄
“역사소설은 교훈보다는 위로 줘
우리랑 똑같은 고통 겪는 데 공감”
“조선은 문신들이 다른 계층들을 억누르고 통제하면서 유지시킨 문치주의 체제였습니다. 무신, 서리, 서얼과 함께 문신들의 집중적인 통제 대상이 되었던 것이 여성이었죠. 저는 완고한 도덕적 통제 속에서 목숨을 걸고 사랑을 추구했던 조선 여성 삼부작을 쓰고 있는데, 이번 소설 <불의 꽃>은 <채홍>(2011)에 이어 두번째 작품입니다. 다음 작품은 <조선왕조실록>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제적 인물을 통해 여성의 성적 욕망을 본격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소설가 김별아(44·사진)씨가 조선 세종시대 간통사건으로 참형에 처해진 유씨 여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소재로 삼은 소설 <불의 꽃>(해냄)을 내놓고 16일 낮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세종 5년 지신사 조서로와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가 통간한 일이 발각되어 조서로는 귀양을 가고 여자는 참수형에 처해졌는데, 작가는 “사랑을 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유씨 여인의 억울함을 소설을 통해 풀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조서로와 유씨 여인(녹정)이 어릴적 한 집에서 지내며 서로를 첫사랑으로 마음에 품지만, 어른들의 훼방으로 헤어져 지내다가 30여 년 만에 다시 만나 뒤늦게 사랑의 불꽃을 피워 올리는 것으로 설정했다.
“조서로와 유씨 부인, 이귀산 등 실존 인물에 관해서는 가능한 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그리려 했습니다. 물론 사료에 등장하지 않는 구체적인 정황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메꿔 넣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간통과 같은 사생활을 국가가 통제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가장 심했던 때가 조선조였지만, 그런 시도가 실패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바로 유씨 여인과 같은 여성들입니다.”
1993년 <실천문학>을 통해 입문한 작가는 올해로 등단 20돌을 맞았다. 이후 소설집 한 권과 장편 11편, 산문집 일곱 권을 펴냈는데, 특히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미실> 이후 내놓은 장편소설 여덟 편이 모두 역사소설일 정도로 역사물에 매달리고 있다.
“역사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교훈이 아니라 위로예요. 몇백 년이나 천년 전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은 고민을 하며 같은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이 공감을 주는 것이죠. 문학 안팎의 환경과 독자의 성향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에 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할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앞으로도 조금 더 대중적으로 쓰고 싶어요. 물론 그게 오히려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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