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자라는 동안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주 그림, 최민주 옮김
한겨레아이들·1만1000원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주 그림, 최민주 옮김
한겨레아이들·1만1000원
베라는 머리를 예쁘게 기른 여자아이다. 토요일이면 할머니를 따라 밀라 아줌마의 미용실에 가길 좋아한다. 온갖 잡지에 색색 매니큐어에, 그곳은 꼬마숙녀에게 ‘호기심 천국’이다. 할머니는 말한다. “밀라는 전문가야. 머리 모양을 다듬으면서, 머릿속까지 보듬거든.”
머리칼의 질감만 보고도 사람들의 마음을 척척 읽어내는 밀라 아줌마가 유독 베라에게 끔찍한 실수를 하고 만다. “조금만”을 “조금만 남기고”로 들었는지 싹둑싹둑 3초 만에 베라를 남자아이처럼 변신시킨 것이다. 베라는 거울 앞에서 한참 울었다. 늘 비슷한 길이로만 다듬었던 소녀에게 머리가 자라는 시간은 길고 괴로웠다. 몇 주간 뾰로통, 미용실 구석에 앉아 있던 베라는 밀라 아줌마의 가위질에 늘 같은 머리 모양으로 지내던 사람들이 멋지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앞머리 뒤에 숨어 있던 루이자 아줌마는 머리를 자른 뒤 사람들이랑 인사를 하게 되고, 가수가 되고 싶다던 베르타 할머니는 진짜 가수처럼 변했다. 밀라 아줌마는 변화를 두려워하던 베라의 마음까지 읽었던 건 아닐까?
머리 모양의 변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소녀의 성장담을 그린 이 작품은 올해 이탈리아 볼로냐 어린이도서전에서 ‘최고의 어린이출판사상’을 받은 포르투갈 플라네타 탄제리나 출판사의 대표작이다. 연필로 그린 머릿결의 질감과 청록색과 붉은색을 군데군데 입힌 미용실 정경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5살부터.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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