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출판 잠깐독서
싸우는 사람들
김남훈 지음
씨네21북스·1만4000원
싸우는 사람들
김남훈 지음
씨네21북스·1만4000원
필살기는 살아남기 위한 집약적 기술을 일컫는다 한다. 지금은 달콤한 위로와 조언이 대세가 되는 시대. 생존을 위해 필살기를 단련하는 것은 언뜻 무모해 보인다. 하지만 프로레슬러이자 방송·강연·저술 활동을 하는 ‘육체파 지식노동자 김남훈’에겐, 인생이란 “자기만의 링에서 자기만의 기술로 끝까지 싸우는 것”이다.
그가 <한겨레>에 연재한 인터뷰들을 묶은 이 책은 세상과, 자신과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고 살아가는 30명의 얘기를 담고 있다. 프로레슬러, 격투기 선수, 무술 연기자 등 ‘진짜 싸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김민호·정찬성·김대환·브루스 칸 등)도 있지만, 사막이 좋아 사막을 달리는 오지 레이서(유지성),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본 금속 원반의 실체가 궁금해 독자적으로 유에프오(UFO)를 탐구하는 글쟁이(원종우), ‘이야기의 보물창고’를 찾아 오지를 누비는 여행 전문 피디(탁재형) 등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만의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또한 대기업·정부·국방부 같은 한참 체급 높은 권력기관의 부조리에 맞서는 참여연대 간사(신미지), 광우병 촛불집회, 철거반대 시위 등 현장마다 나와 힘을 모으는 청년(김호규) 등 이상과 가치를 위해 싸우는 사람도 있다. 지은이는 이들의 삶의 방식을 암바(팔 꺾기), 파이브 스타 프로그 스플래시(점프 활강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기술), 엘보 드롭(팔꿈치로 찍기), 사이드킥(옆차기) 등 레슬링 전문용어에 빗대 맛깔나게 설명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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