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기획
계간 <황해문화>가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황해문화>는 인천지역 민간문화재단인 새얼문화재단에서 발간하는 시사문화 계간지다.
최근 발행된 2013년 겨울호는 20주년 기념호(통권 81호)로 ‘20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라는 제목 아래 하나의 단행본형 통기획으로 만들어졌다. <황해문화>가 창간된 1993년부터 올해 2013년까지 20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온 마흔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벌거벗겨진 삶’, ‘추방당한 사람들’, ‘이 땅에 살기 위하여’,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등 네 개의 제목 아래 실려 있다.
이들은 공장노동자, 해고자, 농어민, 장애인, 탈북자, 화교, 이주자, 이민자, 인권운동가, 병역거부자, 빈민운동가, 청소년운동가, 문화기획자, 노래운동가, 대안학교 교사, 페미니즘 운동가, ‘촛불소녀’, 해직교사, 내부고발자, 지역운동가, 시인, 소설가, 평론가, 만화가, 사진가, 가수, 극작가, 서점주인, 출판인, 해직기자, 목사, 신부, 승려, 전직 대법관, 현직 레슬러 등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하고 있어, 이번호는 일종의 ‘집단적 민중자전’ 형태를 띠고 있다.
편집주간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권두언에서 “계간지 20년이 그리 긴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서울 중심의 구심력이 기세등등한 현실에서 인천이라는 주변적 로컬리티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시사문화지로서 위상을 유지해온 것에 대해 약간의 자화자찬 정도는 허락되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박단소의 매체문화와 단행본 중심의 출판문화 사이에서 시사현상들을 보다 근본적인 맥락에서 짚어보고, 그 의미와 전망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으로서의 잡지저널리즘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사람들이 계절마다 한번 정도라도 세상과 이웃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 맥락들을 짚어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이 무언가 성마른 광기가 지배하는 불길한 시대의 속도를 얼마간은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황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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