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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낭만이 아닌 환멸로 되살려낸 7080세대

등록 2013-12-08 20:02

12월 9일 출판 잠깐독서

사자클럽 잔혹사
이시백 지음
실천문학사·1만2000원
이시백 소설 <사자클럽 잔혹사>는 ‘7080 세대’의 초상을 그리는데, 지배적인 정서는 예상과 달리 낭만이 아닌 환멸이다. 세시봉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청년문화가 이 세대 독자를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이끈다면, 학교 안팎에서 무자비하게 벌어지던 각종 폭력은 치를 떨게 만든다. 교사들과 선배들이 경쟁하듯 몽둥이와 주먹을 휘두르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폭력을 내면화하고 그 일부가 되어 간다. “십대에게 싸움은 청량제와 같았다. 약간의 긴장과 불확실한 승부가 주는 흡인력은 중독성이 있었다. 함께 싸우는 것만큼 십대들을 견고하게 결속시켜주는 것도 없었다.”

소설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비밀 조직인 ‘사자클럽’ 구성원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와 문학에도 관심이 있었던 주인공 영탁에게 고교 시절은 “낮에는 시를 읽고, 밤이면 거리에 나가 도끼를 휘두르던 시절”로 요약된다. 대학에 진학한 그는 1980년대를 휩쓴 학생운동과 거리를 두려 하지만, 프락치로 포섭되어 동료 학생들의 동향을 밀고하는 일을 맡기도 한다. 소설은 그 시절로부터 30여년 뒤 그가 ‘사자클럽 40년사’를 집필하게 되면서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는 형식을 취한다. 고엽제동지회 지구대장이니 ‘탈북 장사’를 하는 목사니 하는 식으로 기성세대로 편입된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82퍼센트의 놀라운 투표율로 또 하나의 역사를 일구어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만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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