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교양 잠깐독서
리씽킹 서울
김경민·박재민 지음
서해문집·1만5000원
리씽킹 서울
김경민·박재민 지음
서해문집·1만5000원
기억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을까. 개인의 부동산이 공공의 자산이 될 수 있을까. 새 건물을 짓지 않고도 도시가 새로워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가능성 있는’ 공간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종로구 익선동, 구로공단, 동대문 창신동 세 곳이다.
지은이들이 꼽은 지역은 모두 작은 누옥, 허름한 골목이라 할지라도, 옛 경관과 역사가 보존돼 있거나 상업적 또는 산업적 생태계로서 ‘지속 가능한 개발’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또한 서울의 도심·부도심에 자리잡고 있어 싹쓸이 개발의 위협이 상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은이들은 남루한 익선동 한옥지구에서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예술·상업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노동자들이 살았던 구로공단 벌집촌에서 도시의 새로운 1인 주거형태인 셰어하우스의 징후를 읽어낸다. 그런가 하면 창신동 봉제공장은 ‘패션 1번지 동대문’의 자궁 같은 곳이다. 지은이들은 이들 지역에 대해 ‘작은 개발’, ‘착한 개발’, ‘공정한 개발’이란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도시가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에게도 성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에 대한 근본적 성찰에 바탕한 대안이다. 창신동이 살아남으려면 동대문 상인들이 봉제공장 노동자들을 착취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도시가 역동성을 유지하려면 이주 노동자들이 지친 몸을 편안히 누일 수 있는 공간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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