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교양 잠깐독서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지음,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 세르히오 루빈 대담, 이유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1만4000원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지음,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 세르히오 루빈 대담, 이유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1만4000원
지난 3월 교황 선출과 더불어 여성에게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세족식을 거행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심정으로 자본의 비인간화를 비판하며 시대의 스승으로 자리잡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대담집이다. 2001년 추기경 서임 즈음에 아르헨티나 기자 2명이 2년 동안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호르헤 베르고글리오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권유로 중학교 때부터 공장에서 일하면서 “공산주의 사상에 심취돼 있던 위대한 여성”에게 성실함을 배웠다. 21살엔 폐부전으로 생사를 넘나들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명을 깨달았다. 사제가 된 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인간이 물건 취급 당하는 “노동의 비인간화”를 꼬집고, 이주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황이 부조리한 현실에 발언하는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빈부격차와 사회갈등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빈곤한 사람들이 굶주리는데도 부촌에는 비싼 식당이 즐비하다며 “사회의식의 결여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자들을 정면 비판했다. 또 “무언가를 말하고자 길거리로 나서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복음의 측면에서 정치를 한다”고 답한다. 교육과 식량을 나누고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진정한 복음”이라는 것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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