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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혜성, 역사 위로 날다

등록 2014-02-23 20:15

<우리 혜성 이야기>
<우리 혜성 이야기>
2월 24일 교양 잠깐독서
우리 혜성 이야기
안상현 지음
사이언스북스·1만8000원

“고려 성종 8년 혜성이 나타나자 사면령을 내리고 왕이 반성하고 선정을 베풀었더니 혜성은 재앙이 되지 않았다.”(<고려사>)

거대한 꼬리를 끌며 밤하늘을 가르는 혜성은 역사 속에서 반란, 전쟁, 질병의 전조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왕조마다 천문 관측을 국가적 사업으로 중시했고, 이는 토착 천문학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되기도 했다. 혜성을 관측한 기록은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2000여년 사서에 풍부하게 남아 있다. 조선 시대에는 관상감 천문학자들이 매일 하늘을 관측해 <성변측후단자> <천변등록> 등의 기록을 작성했다.

한문과 역사학에 조예 깊은 천문학자인 지은이는 이런 기록들을 파고들어, 역사의 굽이굽이 혜성이 어떤 구실을 했는지를 펼쳐 보인다. 조선 예종 때 남이는 “혜성은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 것이 나타날 징조”라는 발언이 빌미가 돼 역모 혐의로 죽었다. 홍경래의 반란에서도 혜성은 실정에 허덕이던 민중의 분노에 불을 붙이는 구실을 했다. 병자호란 뒤 청의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는 예수회 신부 아담 샬에게서 받은 천문학 서적을 들여와 새로운 학문을 전하려다 좌절했다. 정약용과 정약전은 유배지에서 혜성에 대해 논하는 편지를 주고받았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혜성과 천문학자, 역사의 만남을 기록한 글솜씨가 맛깔스럽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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