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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덴노 반자이”의 위험한 그림자

등록 2014-03-02 20:34

<만들어진 신의 나라>
<만들어진 신의 나라>
3월 3일 교양 잠깐독서
만들어진 신의 나라
정창석 지음
이학사·2만원

2013년 4월28일 일본 정부의 ‘주권 회복의 날’ 행사장, 아베 신조 총리 등은 일왕 앞에서 “덴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다. 군국주의 시기 일본 병사들이 침략 전쟁터에 나서기 전 외쳤던 이 구호가 정부 공식행사에 등장한 것은, 일본의 우경화를 상징하는 풍경이었다.

일본 사상사와 한-일 관계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1868년 메이지유신과 함께 만들어진 절대주의 천황제와 일본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이 하나의 뿌리로 연결돼 있으며, 일본의 침략 전쟁은 절대주의 천황제의 확대 과정이었다고 분석한다. 전후 일본의 상징 천황제가 과거 전쟁 시기와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배자로서의 천황상은 일본 사회에 뿌리 깊다고 강조한다. 패전 뒤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 옆에 왜소한 모습으로 서 있던 천황의 ‘인간화’에도 불구하고, 천황제의 가족주의적 집단성, 신성성, 상명하복의 논리는 여전히 일본인들을 얽어매고 있다. 천황제는 법과 제도가 아니라 내면적인 정체성과 종교성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천황제에 면죄부를 줌으로써, 천황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일본인도 책임이 없다는 논리가 작동하게 되었다. 최근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도 천황에 대한 가치 의존에서 나온다. 일본의 ‘국체’가 갖는 종교성은 일본 제국주의가 천황제의 ‘신민’에 의지해 부활을 꿈꿀 수 있는 탈출구가 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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