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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외교책략, 미·중 둘 다 손잡아라”

등록 2014-03-27 19:27수정 2014-03-27 22:30

최영진(66) 연세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
최영진(66) 연세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
‘신조선책략’ 쓴 최영진 교수 인터뷰
100년전 약육강식 ‘전쟁’ 패러다임
지금은 ‘무역’ 패러다임으로 바뀌어
한미동맹과 한중협력 함께 가야
남북관계 잘 풀면 신천지 얻을 것
“21세기에 우리가 취할 ‘신조선책략’은 대북교류와 억지정책의 동시 추진·한미동맹·한중협력·한일교류로 요약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운이 좋다. 제국주의 시대, 냉전시대엔 불가능했던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동시에 밀고 갈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와 함께 손잡을 수 있다.”

2011~13년 주미 한국대사를 지낸 최영진(66·사진) 연세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최근 저서 <신조선책략>(김영사 펴냄)을 이렇게 요약했다.

130여년 전인 1880년(고종 17년) 수신사 김홍집이 일본에 갔을 때 초대 주일 청나라(중국) 공사 하여장의 참찬(서기관) 황준헌이 그에게 건넨 책이 바로 <조선책략>이었다. 당시 청이 속국으로 여기던 조선에게 권고한 외교책략을 담은 그 책의 핵심 내용은 친중·결일·연미, 즉 중국과 친하고(섬기고), 일본과 맺고, 미국과 연결하라는 것이었다. 북방 러시아의 남진을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선책략’의 전략은 결국 파산했지만, 당시 조선 조야의 대외인식과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구한말 국제사회를 지배했던 약육강식의 ‘전쟁 패러다임’이 지금은 ‘무역 패러다임’으로 바뀌었다. 지난 100여년의 어두운 경험이 만든 피해의식에 묶여 있으면 우리는 새 패러다임 적응에 실패해 또 다시 시행착오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최 전 대사가 보기에 지금 세계는 동아시아·유럽·북미 3개 권역으로 삼분돼 있고, 그 중에서 동아시아의 비중이 급속도로 커져 가고 있다. 미국은 대외전략에서 동아시아의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고, 이미 주독일 미군을 능가하는 주한 미군의 전력을 유지하거나 더 보강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중 교역량은 2300억 달러로, 1000억 달러 정도인 한-미 교역량을 압도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우리는 둘 다 잡아야 하고 또 잡을 수 있다.”

그는 아베 정권 등 일본 우익세력의 최근 반동적 행보를 두고, “백여년 전 우익의 행보는 강함의 표출이었지만, 지금은 약함의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과오를 덮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일본 특유의 ‘수치(羞恥) 문화’ 전통에서 나온 것으로, “계속 저렇게 나가면 서방으로부터도 외면당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국 국익을 위해 일본을 동아시아 정책의 교두보로 활용해온 전략을 고수할 것이므로, 우리는 우익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일본과의 교류는 계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우리의 국력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전제한 그는 “남북 분단이 약점이지만,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면 북은 우리에게 뉴 프런티어(신천지)가 될 수도 있다”며 우수한 인력과 낡았지만 기본 인프라는 탄탄한 북과의 경제통합을 도모하되 정치적 통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애초 세브란스 의대를 4년간 다닌 그는 “역사와 철학 공부가 더 재미 있어서, 한 번 사는 인생 재미난 일을 하자는 생각”에 정외과로 학사편입한 뒤 1년만인 72년 외무고시 6기에 합격했다. 외무공무원 국비 연수로 파리1대학(소르본)에서 동서양 비교문화를 2년간 공부해 학위도 땄다. 이후 40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케도) 사무차장과 유엔 평화유지담당 사무차장 등을 거쳐 주미 대사로 봉직한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영어로 동서양 비교문화론을 강의하고 있다.

한승동 기자sdhan@hani.co.kr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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