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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피케티 ‘부의 소수집중 논증’에 “큰 발견”

등록 2014-05-08 19:35수정 2014-05-08 21:06

최장집, ‘21세기의 자본’ 서평 기고
마르크시즘·자유방임 모두 전복 분석
“누진적 글로벌 부유세 도입 등
불평등 제어 위해 민주주의가 할일”
지난해 프랑스 출간에 이어 올해 미국에서 영문판이 나오며 가히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사진)의 <21세기의 자본>에 대해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서평을 썼다. 최근 최 교수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열린연단’에 기고한 ‘피케티의 “21세기의 자본”-자본주의에 대한 탈이념적, 현대적 해석’을 보면, 그는 이 책에 대해 “자본주의 성장과 그 분배 효과와 관련해 전후 30년 동안의 낙관주의적 시대 다음의 그에 대한 비관적 정조를 대변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685쪽(영어판)에 이르는 이 방대한 책이 “역사적, 정치경제학적 방법론과 자료의 축적”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방대한 데이터에 힘입어 마르크시즘과 자유방임 경제이론 양쪽을 모두 전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이윤율이 하락해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봤고, 자유방임 경제이론은 ‘낙수효과’ 등을 강조하면서 성장과 분배 효과에 대해 낙관해왔지만 둘다 아니라는 것이다. 피케티는 ‘자본의 수익률은 경제성장을 능가한다(r>g)’는 공식을 만들면서 자본 수익률이 한정 없이 증가할 수 있고, 부는 지극히 소수에 집중된다는 점을 논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피케티가 “선진자본주의 사회는 ‘가산제적 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로 서서히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에 대해 최 교수는 “무엇보다도 큰 발견”이라고 극찬한다. 흔히 ‘세습 자본주의’라고 일컫는 ‘가산제적 자본주의’는 상속받아 부를 불리는 자본주의를 가리킨다. 현대 자본주의는 이처럼 ‘상속된 부’가 지배하던 19세기 말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상위 1%가 1977~2007년 사이 국민소득 증가의 60%를 차지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지극히 최상위 소수만이 부를 지배하고 있는 “과두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고 최 교수는 힘주어 말한다. 피케티가 최고 수준의 소득에 훨씬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누진적인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며 대담하게 제안한 건 “개별 국가들이 국민소득 배분에 있어 중간층과 하층에게 경제자원을 재분배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소멸될지도 모른다”고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최 교수는 이러한 그의 대안이 비록 “비현실적”이란 평가를 받지만, “불평등 악화를 제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해야 할 과업, 정치적 행동의 긴요함”을 말하고 있다며 결론 내린다.

한편, <21세기의 자본> 한글 독점 판권은 ‘글항아리’가 확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판권계약을 했지만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프랑스어 원본 대신 하버드대에서 출간한 영어판을 번역할 예정이며, 철저한 감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글판은 이르면 오는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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