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싹 틔우고 퍼지는 민들레의 일대기

등록 2014-05-11 20:08

 그림 이야기꽃 제공
그림 이야기꽃 제공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
이야기꽃·1만원

봄날의 민들레. 우리 들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는 그야말로 ‘민들레의 일대기’다. 도시·농촌 할 것 없이 담벼락이건 어디건 한줌 흙만 있다면 싹 틔우고, 꽃피우고, 씨를 맺고, 날아다니며 퍼져가는 봄꽃의 한철살이를 담백하게 그렸다.

책의 느낌은 차분하고 곱다. 천진난만한 감성을 지나치게 강요하거나 마음을 들뜨게 하지도 않는다. 그저 위로와 편안함이 잔잔하게 번져갈 뿐이다. “민들레는 민들레/ 여기서도 민들레/ 저기서도 민들레…”로 거듭되는 문장은 동시나 동요처럼 리듬감이 있어, 읽고 나면 저절로 입에 달라붙는다. 연필과 수채화를 주로 한 그림은 맑고 투명해 글과 잘 어울린다. 그림을 맡은 오현경씨는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공부하며 이 그림책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산과 노래와 그림을 사랑하는 아저씨’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글쓴이 김장성씨는 “민들레가 사뭇 대견하고, 대단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 작지만 야무진 생명이, 고단한 삶을 사느라 개성과 자존을 종종 놓치곤 하는 우리네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밝힌다. ‘나의 나다움, 저마다의 저다움’을 지켜가길 바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민들레는 싹 틔우고 씨앗을 바람에 날리기까지 모든 과정이 그 자체로 완전하다. 화려하고 눈길을 잡아끌고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꽃이 아니더라도 모든 과정, 매 순간 오롯이 아름답고 순환적이다. 철학적인 공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림책이라,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엄마 아빠도 깨닫는 게 있을 것 같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그림 이야기꽃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