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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올챙아, 두껍아, 개굴아 사랑해

등록 2014-05-18 19:33

그림 비룡소 제공
그림 비룡소 제공
아이가 꿈꾸는 넓은 세상
15가지 양서류의 총출동
짧은 얘기와 아름다운 삽화
도롱뇽 꿈을 꿨다고?
김한민 글·그림
비룡소·1만2000원

꿈 또는 환상은 어린이책의 주요한 모티브다. 꿈속에서 아이는 무서운 괴물들에게 호령을 하기도 하고, 징그럽고 사나운 짐승들과 어울려 뛰어놀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거나 가까이 할 수 없는 것들과 대면하고 다투고 친해지면서 아이는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전작 <사뿐사뿐 따삐르>에서 한국화를 연상하게 하는 부드러운 붓터치로 재치 넘치는 그림을 선보였던 김한민 작가의 신간 <도롱뇽 꿈을 꿨다고?>도 아이가 꾸는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책을 펼치면 왼편에는 짧은 시처럼 세줄짜리 짧은 이야기가, 오른쪽에는 그 내용에 해당하는 아름다운 삽화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탈출 꿈’을 보자. “불쌍한 머드퍼피들이 어항에 갇혀 있었어. 난 꿈속에서 엄청 힘세고 용감하지. ‘기다려! 내가 구해 줄게. 하나, 둘, 셋!’ 와장창!” 독특한 귀를 가진 북미산 큰 도롱뇽이 헤엄치는 좁은 어항 안에서 아이는 커다란 돌멩이로 어항 벽을 내리칠 기세다. 아이는 답답한 머드퍼피를 구해내는 영웅이다. ‘베게 꿈’을 한편 더 보자. ‘베개 속에 있던 보라개구리가 튀어나왔어. “베개 속은 너무 답답해. 연못 여행을 떠나자!” 푹신푹신하게 둥둥 떠다니니까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어.’ 어른 눈에는 징그럽게 보이는 개구리 등 위에 누워서 아이는 마치 솜털 구름을 탄 듯 편하고 포근해 보인다.

열일곱편의 이야기에는 각각 아이들의 여러 감정이 들어 있다. 뒤엉켜 있는 두꺼비들 사이에 끼어 ‘짜부’가 된 아이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담은 ‘엉망진창 꿈’에는 어린아이 특유의 장난기가, 울고 있는 영원(양서류의 한종류)을 껴안고 “영원아, 앞으로 나랑 같이 있자. 언제까지나”라고 말하는 ‘눈물 꿈’에는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씨가 드러난다. 이 책에 나오는 열다섯가지 양서류는 모두 실재하는 동물들이다. 등으로 알을 낳는 피파개구리, 붕어를 삼키는 참개구리 등 양서류의 독특한 생태를, 주의깊은 관찰을 통한 섬세하면서도 정감있는 묘사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이 “놀랍도록 아름답고 지금 꼭 필요한 책”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양서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돋우는 데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그림 비룡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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