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
대담집서 ‘정치개입 금지 주장’ 비판
“김수환 추기경의 정치 발언도
모두 비난받아야 하는 건가”
대담집서 ‘정치개입 금지 주장’ 비판
“김수환 추기경의 정치 발언도
모두 비난받아야 하는 건가”
현직 신부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이 나왔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 총무를 지내고 옥천성당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김인국 신부는 언론인 손석춘씨와의 대담을 기록한 새 책 <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철수와영희 펴냄·사진)에서 사제단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비판한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제단은 지난해 12월부터 18대 대통령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문제해결을 도외시하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김 신부는 책에서 “(염 추기경은) 번번이 교회 문헌을 인용합니다만 견강부회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염 추기경의 주장대로라면 과거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정치적인 발언들은 물론이고 매일같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들도 하나같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염 추기경은 이탈리아어로 발행되는 바티칸 공식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2월20일치에 실린 인터뷰에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사제단 신부들의 생각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기사가 파장을 일으키자 서울대교구청은 영어로 한 인터뷰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인터뷰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완전히 비이성적이다와 합리적이지 않다가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지만 추기경은 현실을 제대로 보시지 못하는 것 같다. 외형상으로 보면 1960년 3·15 부정선거도 절차상 하자가 없는 선거였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염 추기경이 교회법(가톨릭교회 교리서)을 인용해 사제의 정치개입이 금지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오묘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김 신부는 천주교의 대통령 퇴진운동에 대해 “불의가 권좌에 앉았다고 진리가 떠는 것은 아니다. 진리는 떠는 대신 불의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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