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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영혼의 교감 나누는 네 마리 애완견과 나

등록 2005-09-15 19:16수정 2005-09-16 14:04

네 발로 찾아온 선물<br>
존 카츠 지음. 김은령 옮김. 명진출판 펴냄. 9800원
네 발로 찾아온 선물
존 카츠 지음. 김은령 옮김. 명진출판 펴냄. 9800원
개가 한 사람, 한 가족의 생활 깊숙한 곳으로 걸어들어왔다. 글 속의 3인칭 ‘그(들)’는 개인지 사람인지 분간하기도 힘들 정도다.

“책을 쓰고 기사를 기고하고 칼럼을 연재하는 동안에도 내 곁에 머물러 있었고, 딸의 어린 시절을 지켜본 것도 이들이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는 동안에 떠오르고 발전되었다. 그리 사교적이지 못한 나 같은 사람에게 줄리어스와 스탠리는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다. …데본과 함께 하는 인생은 사랑과 즐거움, 결코 끝나지 않을 지적인 전투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의 언론인 출신 작가 존 카츠가 함께 살았고 살고 있는 개 친구들에 관한 기억들이다. 이쯤되면 개가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임은 분명해진다.

카츠의 생활에세이 <네 발로 찾아온 선물>(명진출판 펴냄)은 네 마리의 개 줄리어스, 스탠리, 호머, 데본과 함께 살며 벌어지는 생활의 소동들, 그리고 건너기 힘든 사람과 동물 사이의 숱한 갈등과 오해, 화해의 에피소드를 소설과 영화의 이야기처럼 담았다. 개와 사람이 서로에게 길들여지면서 점차 또렷하게 드러나는 ‘기쁨과 슬픔의 유대감’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느날 갑자기 카츠의 집에 입양된 영리한 보더콜리견 데본은 평온했던 그 가족의 삶을 어수선하고 엉크러지게 만들었다. 카츠는 데본 길들이기에 나서 날마다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고, 이런 과정들을 거치고나서야 서로 이해하게 되면서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네 마리의 개는 사람 친구 못잖게 그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는 친구들이다. 줄리어스는 세심함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스탠리는 유쾌하고 즐겁게 사는 법을, 데본은 변화와 모험을, 호머는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마지막 장면.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했던 데본과 카츠는 마침내 완전한 포옹을 이룬다. “달빛 환한 밤에 내 눈 앞에 나타난 그의 표정을 보니 나를 목표로 달려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나는 있는 힘껏 팔을 벌리자, 데본은 대기를 가르며 나에게 뛰어들어 안겼다. 내 딸을 안았을 때처럼 나는 데본을 꼭 끌어안았다.…우리 둘은 힘든 싸움을 거쳐 마침내 이런 관계를 완성한 것이다. 충분히 기뻐할 가치가 있었다. ‘이봐, 친구! 우리가 드디어 해냈어.’”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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