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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쉬운’ 마르크스

등록 2014-08-31 20:10

<자본론 공부>
<자본론 공부>
자본론 공부
김수행 지음
돌베개·1만3000원
“어떻게 하면 취업을 할 수 있습니까?” “도서관에 앉아서 스펙을 쌓으려 노력하지 말고 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모아 가장 번화한 거리에 나가 정부를 향해 일자리를 달라고 외치세요.”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취업준비생에게 이렇게 답한다. 스펙이 모자라 실업자가 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절대 필요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돈벌이에 혈안이 된 민간기업에 공적자금을 주거나 세금을 삭감해주느니, 학교 무상급식이나 유아 무상교육 등의 공공정책을 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게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국가가 할 일이라는 논리다.

국가의 무능 앞에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인간 존엄이 짓밟히는 이윤 추구 사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한가? ‘세월호 참사’로 터진 자본주의 사회의 허상을 딛고 선 우리는 다시금 ‘변혁’을 꿈꾼다. 상위 1%의 독식을 사유한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함께 150년 전 마르크스의 <자본>이 통찰을 주지 않을까?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최고 석학이 노동자 대상으로 난해한 원전을 ‘가장 쉬운 수준’으로 10차례 강의한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시 읽기다. 1989년 당시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란 심정으로 1~3권을 처음 완역한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가장 과학적으로 끝까지 추적한 이 작품이야말로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미래를 바라보게 한다”고 말한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를 ‘세계대공황’이라고 진단한다. 150년 전 마르크스가 예견한 대로다. 1945~70년의 복지국가가 강화한 시민과 노동자계급의 ‘즐거운 삶’을 파괴하려는 자본가들의 반격이 세계경제를 투기와 경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나타난 대공황 상태라는 것이다. 사회보장제도의 해체, 부자 감세, 국유재산의 사유화, 금융자본의 지배력 강화, 노동조합 세력의 약화 등이 그것이다.

“상당한 이윤만 있으면 자본은 과감해진다. 10%의 이윤이 보장되면 자본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투자한다. 50%라면 대담무쌍해지고, 100%라면 인간의 법을 모두 짓밟을 준비가 돼 있으며, 300%라면 단두대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범하지 않을 범죄가 없다.”(<자본론>에서)

경제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도 그렇다. 공장 기계 등 생산수단이 대규모로 놀고 있고, 산업자본가는 거대한 현금을 가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뒷일은 될 대로 되라지”라며 ‘과잉생산 공황’이 주기적으로 발생해도 자본가계급은 전혀 대응을 하지 않았던 1945년 이전과 비슷하다.

금융자본의 지배력에 휘둘리는 신자유주의 감옥에서 벗어날 새로운 사회는 어디서 찾을까?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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