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려 했던 기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5·18민주화운동과 언론투쟁>
광주항쟁 당시 기자들 투쟁과
뼈아픈 반성문 담은 책 나와
뼈아픈 반성문 담은 책 나와
34년 전,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려 했던 기자들의 이야기가 <5·18민주화운동과 언론투쟁>(5·18재단 펴냄·사진)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나왔다. 1980년 해직언론인 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사료 제공과 집필을 지원했다.
방대한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눈에 띈다. 직접 현장을 목격했음에도 아무런 기사를 낼 수 없었던 <전남매일신문사> 기자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부터, 광주 밖의 <한국방송>(KBS), <부산일보> 등 전국에서 일어난 저항의 기록들이 오롯이 실려있다.
시민들이 계엄군 총탄에 의해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가 조판까지 마친 상황에서 정부의 검열로 인쇄가 중단되고, 당시 이 기사를 썼던 <전남매일신문사> 박화강 기자의 자필 사직서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히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뼈아픈 반성의 글도 보인다. 당시 한국방송 기자였던 최성민 방송독립포럼 운영위원이 쓴 ‘광주항쟁잠입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참담함 심정이 녹아 있다. 최근 세월호 보도에 분노한 한국방송의 젊은 기자들이 잇달아 내놓았던 성명서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책은 과거 군사 독재정권의 해고를 앞세운 언론통제가 ‘현재진행형’이라며 우려를 표한다. 아직도 <문화방송>(MBC· 8명), <와이티엔>(YTN· 6명), <국민일보> (2명)등 많은 기자들이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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