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출판 잠깐독서
김미애 외 지음
올댓북스·1만3800원 혼자서 넓게 쓸 수 있는 반지하방에서 벗어나 여럿이 방 하나씩을 나눠 쓰는 공동주택으로 옮겼다. 독립적인 내 집이라면 두고 살았을 살림살이를 모두 버리고 방 한칸에 들어갈 만큼의 살림살이만 들고 왔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직장을 포기하고 당분간 집에 있기로 했다. 1인가구들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에 모인 5명은 각자 그렇게 무언가를 버리고 무언가를 얻었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공동주택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는 두번째 집을 지으면서 혼자 사는 청년들을 위한 집을 구상했다. ‘특집’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집엔 20~30대 여자 5명이 살고 있다. 책은 <한겨레>에 ‘싼 집값보다 좋은 건 어울려 살기(2013년 8월15일치)’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던 그들의 함께살이 2년차 생활 보고서다. 처음엔 생판 남과 불편한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집 거실에 걸 조각보 한장을 나눠 바느질하며 마음을 맞추기 시작했던 그들은 지금은 베란다에 공동 텃밭을 가꾸고 책도 함께 썼다. 이들의 이야기가 신문에 소개됐을 때 “남과 사는 게 얼마나 불편한데 괜히 행복하다고 자위하는 거 아니냐”는 댓글들이 있었다. 책에서 ‘특집’의 한 식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여전히 가난하지만) 처음으로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나 살고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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