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출판 잠깐독서
허지웅 지음
문학동네·1만5800원 누구의 삶에든 굴곡은 있기 마련이다. 거뜬히 감당할 만한 무게일 수도, ‘등이 휠 것 같은’ 큰 짐일 수도 있다. 그것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생채기가 나고 ‘옹이’가 생긴다. 그러나 쉽사리 그 흔적을 들춰내기 어렵다. 이름값이 높을수록 더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허지웅이 쓴 <버티는 삶에 관하여>는 솔직한 책이다. 유산 다툼을 벌이는 가족, 그 과정에서 어머니의 따귀를 때리는 구청장 외삼촌, 처자식 버리고 이혼한 뒤 자식들에게 한푼 지원하지 않는 교수인 아버지. 저자는 숨기고 싶을 만한 가정사를 그냥 드러낸다. 방송에 출연해 제법 유명 인사가 된 뒤 만난 배우도 맘껏 조롱한다. 인사하지 않는다며 자신을 ‘씹어돌린’ 40대 배우에게 “술을 따르고 인사를 하고 웃음을 짓고 싶은 마음이 없다. 아니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너한테는 없다”고. 일관되게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건… 더럽고 치사한 일”이라는 냉소적 시각을 표출한다. 그리고 “산다는 건 액정보호필름을 붙이는 일과 비슷한 것이다. 떼어내어 다시 붙이려다가는 못 쓰게 된다. 먼지가 들어갔으면 들어간 대로, 기포가 남았으면 남은 대로 인내하고 상기할 수밖에 없다”며 ‘버티는 게 곧 삶’이라고 말한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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