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한국 원전 잔혹사
김성환·이승준 지음
철수와영희·1만5000원 원자력발전소는 판도라 상자를 닮았다. 뚜껑이 열리면 상상하기 어려운 재앙이 닥친다. 2012년 2월9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가 12분간 멈췄다. 정전으로 원전이 중단됐고, 비상발전기 3대는 무용지물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사실이 한달 동안 은폐, 조작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고리 3호기의 핵심 부품이 중고·짝퉁 재료였다는 사실, 원전 납품 업체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 수십명에 돈뭉치를 안긴 사실도 드러났다. 현직 <한겨레> 기자인 지은이들이 2년여간 산업통상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취재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고리원전 사태의 막전막후를 기록했다. 당시 사건을 꼼꼼히 적는 것만으로 원전 마피아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다. 지은이들은 원전 마피아를 향해 “전문성과 특수성이라는 철갑을 두른 채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고 꼬집은 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통제가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실 원전을 다루는 과정에서 피폭 위험에 노출되는 원전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안타깝다. 이들은 원자력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에 불안한 고용 구조에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는다. 지은이들은 나아가 중국의 급격한 원전 팽창을 꼬집고 “중국과 한반도가 안전 공동체로서 소통과 원전 정보 교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김성환·이승준 지음
철수와영희·1만5000원 원자력발전소는 판도라 상자를 닮았다. 뚜껑이 열리면 상상하기 어려운 재앙이 닥친다. 2012년 2월9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가 12분간 멈췄다. 정전으로 원전이 중단됐고, 비상발전기 3대는 무용지물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사실이 한달 동안 은폐, 조작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고리 3호기의 핵심 부품이 중고·짝퉁 재료였다는 사실, 원전 납품 업체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 수십명에 돈뭉치를 안긴 사실도 드러났다. 현직 <한겨레> 기자인 지은이들이 2년여간 산업통상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취재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고리원전 사태의 막전막후를 기록했다. 당시 사건을 꼼꼼히 적는 것만으로 원전 마피아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다. 지은이들은 원전 마피아를 향해 “전문성과 특수성이라는 철갑을 두른 채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고 꼬집은 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통제가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실 원전을 다루는 과정에서 피폭 위험에 노출되는 원전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안타깝다. 이들은 원자력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에 불안한 고용 구조에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는다. 지은이들은 나아가 중국의 급격한 원전 팽창을 꼬집고 “중국과 한반도가 안전 공동체로서 소통과 원전 정보 교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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