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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토크쇼로 읽는 과학책

등록 2014-11-27 20:34

책 대 책
고종숙 외 22인/사이언스북스·1만9500원

영화 <인터스텔라>는 할리우드 영화 단골 주제인 가족주의를 기본 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 열광적 반응을 얻는 이유는 멸망해 가는 지구에서 딸을 구해내기 위한 아버지의 분투기 자체보다는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각종 물리학 이론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데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블랙홀과 웜홀 그리고 평행 우주 같은 난해한 물리학 개념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난 이들이 많을 듯하다.

<책 대 책>은 <인터스텔라>에 나온 물리학 이론들을 포함한 현대 과학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과학 책이다. 비슷한 주제의 책 2권에 대한 각각의 서평을 먼저 소개하고, 서평을 쓴 이들의 대담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서평에 이어 대담이 나온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보인다. 서평에 다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이 대담을 통해 부연 설명되기 때문이다. 토크쇼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평행 우주>(미치오 카쿠 지음)의 서평에서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평행 우주에는 또 다른 나들이 존재하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 다른 선택을 한 내가 다른 평행 우주에서 존재한다”는 설명을 듣는다. <평행 우주> 서평을 쓴 장상현 서울대 기초 교육원 물리 담당 강의 교수는 대담에서 “책을 쓴 카쿠는 우리가 평행 우주를 공부해야 하는 까닭은 평행 우주가 있으면 우리 우주가 끝나기 전에 평행 우주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고 이야기한다. 카쿠가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학자 에드워드 텔러를 멘토처럼 여겼지만, 반핵운동에 앞장선 이야기도 장 교수는 대담에서 소개한다.

공상과학 영화의 단골 소재인 시간 여행은 <시간 여행자의 아내>(오드리 니페네거 지음)와 <아인슈타인 우주로의 시간여행>(리처드 고트 지음)의 서평을 통해서 볼 수 있는데, 방송국 프로듀서와 과학자의 시각을 같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책 대 책>에는 이외에도 과학자와 비과학자의 서평을 함께 보여줘, 과학자와 비과학자 시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꼭지가 여럿 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서평을 쓴 김민식 <엠비시>(MBC) 프로듀서는 대담에서 “우리가 사랑할 때 제일 확실한 제약은 시간입니다. 내가 한 여인을 만나서 아무리 사랑해도 그 여인의 어린 시절로는 갈 수가 없는데 이 소설에서만큼은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궁극의 사랑 이야기입니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 우주로의 시간여행> 서평을 쓴 박명구 경북대 천문대기학과 교수는 “두 개의 우주끈이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경우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지름길이 생겨서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는 경로가 생긴다”고 타임머신의 과학적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한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아주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의 발전 과정과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롭게 읽힐 수 있을 듯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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