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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죽었다 살아난 생물학 교수의 생명 이야기

등록 2014-12-18 20:02

잠깐독서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이일하 지음/궁리·1만8000원

“2009년 여름 하와이 학회에 참석했다가 바닷물에 빠져 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마치 카프카의 <변신> 첫 문장 같다. 눈이 동그래질 독자에게 지은이는 천연덕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일주일간 죽어 있던 나는 생물일까 무생물일까?’ 임사체험을 겪고 살아난 이일하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는 ‘21세기에 다시 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새로이 고민한다.

생물이란 137억년 전 우주 빅뱅으로 생성된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등의 원소들이 고도로 정교하게 조립돼 생명활동을 하는 존재다. 정의만 보면 ‘기계론적 인간관’에 부합하는가 싶지만, 이 교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생물은 존재의 심연에 닿는 철학에 가깝다.

50만년의 인류 역사상 860억명이 살다 갔지만, 우주에서 ‘나’는 고유한 유전적 배열을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다. 이는 생식과정의 ‘감수분열’ 덕분인데, 느린 걸음의 진화 속도를 보정해주기도 한다. 내 몸을 구성하는 원소 또한 90% 이상 개울물처럼 흘러가 치환된다. 끊임없는 진화 경쟁을 하는 ‘붉은 여왕 가설’에선 움직이는 체스판을 뛰고 있는 선행학습 지옥의 청소년들을 떠올리고, 몇 해 전 기승을 부린 신종플루는 교묘한 위장술과 반전으로 인간을 습격한 ‘돌아온 탕아’에 빗댄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진화 메커니즘이 머리에 쏙 들어온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주는 책”이라 권했다. ‘2014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당선작’이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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