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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인문사회 출판사 31곳 ‘올해의 히든카드’…출간예정작은?

등록 2015-01-01 20:36수정 2015-01-02 10:35

2015 이 책을 주목하라
쉽게 희망을 말하기 어려운 혹한의 대지에도 2015년의 첫 태양은 무심히 떠올랐다. 바람마다 이빨이 달려 있는 날카로운 계절에 누군가는 아득한 높이에서 노숙을 하고, 누군가는 온몸을 바닥에 던지는 오체투지를 한다. 이 절망 앞에 돌아온 대답은 ‘장그래를 양산하는 장그래법’이다. 이성과 상식은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지금 변화를 기대한다면, 그 실마리는 흩어진 정신들의 연대에 있고, 정신이 모이는 길은 책에 있지 않을까. 책이 우리가 귀의할 마지막 종교는 아니겠지만, 암중모색의 영토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성계 최전선에 있는 출판사들은 캄캄한 시대 나침반을 어디로 맞추고 있을지, 인문사회과학과 문학 서적을 주로 내는 31곳을 대상으로 출간 예정인 대표작들을 조사했다. 2015년의 등성이를 오르는 유용한 지도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김상봉
김상봉

7권 쏟아 내는 김상봉

웅숭깊은 국내 저작들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그중에도 눈에 띄는 소식이 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7권의 책을 한꺼번에 쏟아낼 작정이다. 2012년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꾸리에) 이후 침묵해온 김 교수가 드디어 말문을 튼다. 김 교수의 책을 잇달아 출간할 예정인 도서출판 길은 김 교수의 철학적 지반인 ‘서로주체성’ 개념을 확대 심화한 <철학의 경계에서>를 대표작으로 꼽았다. 특히 한용운, 윤동주, 김소월의 시를 철학적으로 분석해, 철학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문학 연구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출판사는 기대하고 있다.

한병철
한병철
한병철 베를린예술대 교수의 신작 <심리정치>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올 채비를 마쳤다. <피로사회> <투명사회>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지성계에 충격을 준 한 교수가 이번에는 ‘정치와 정치성, 정치함’에 눈길을 돌린다. 이근혜 문지 수석편집장은 “과거의 정치가 시민·대중과 어떤 격절감 속에 머물러 있었다면 2012년 이후 더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게 됐다”며 “심리철학, 정치철학, 역사철학 그 어디쯤에 걸쳐진 책의 주제는 2015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더 핍절하게 와닿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함석헌
함석헌
유신의 광기가 재림한 이때 반유신 투쟁의 선봉이었던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재조명한 <함석헌 사상 깊이 읽기>가 나온다. 함석헌 관련 논문을 20편 이상 쓴 김영호 인하대 교수의 작품이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요즘 사람들이 함석헌의 방대한 사유를 잘 모른다”고 개탄하며, “2000쪽이 넘는 역작이어서 함석헌 사상의 깊이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이 꼽는 올해의 대표작
국내 저자들의 웅숭깊은 저작들
포스트자본주의 탐색 이어져
우리 고전 읽기 열풍도 여전할듯

토마 피케티
토마 피케티
포스트 자본주의

자본주의 이후에 대한 탐색은 2015년에도 지속된다. 분류하자면, 가장 많은 책이 이 주제에 걸쳐 있다. 이 분야의 대표선수는 <21세기 자본>의 토마 피케티다. 글항아리는 오는 2월 <세금혁명>을 필두로 <피케티의 신자본론> <연금에 관하여> 등 피케티 3부작을 낼 예정이다. 피케티의 오랜 공동 연구자이자 멘토로 알려진 앤서니 앳킨슨의 <불평등>도 기대작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을 포함한 미국의 진보 지식인들이 함께 쓴 도발적인 에세이집 <사회주의 미국을 상상하다>도 관심작이다. 출판사 어마마마는 “매카시즘의 광풍 이후 좌파가 절멸하다시피 한 미국에서 여전히 사회주의의 꿈을 꾸는 필자들이 미국의 자본주의 현실을 고발하고, 진정한 정치·경제적 민주주의를 되찾자고 호소한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외교관 출신 저술가 사토 마사루의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자본론>도 흥미로운 책이다. 김보경 웅진지식하우스 발행인은 “한국 같으면 외교관 출신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자본론>을 강의하는 걸 상상도 못할 텐데, 이 강의의 인기가 매우 높아서 책으로도 나왔다”며 “한계에 도달한 자본주의를 다시 이해하기 위한 공부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노블 <민중의 함성>의 한 장면.
그래픽노블 <민중의 함성>의 한 장면.
파리코뮌을 배경으로 한 그래픽 노블 <민중의 함성>은 장 보트랭의 역사추리소설을 자크 타르디가 만화로 옮긴 것이다. 홍세화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이 번역했다. 이 책을 대표작으로 꼽은 서해문집은 “권력과 싸우는 민중의 모습을 통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하게 해줄 것”이라며, “거침없는 표현과 묵직한 역사의식,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은 출판계와 독자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서출판 난장의 <글로벌 경제위기: 금융시장, 사회투쟁, 새로운 정치의 시나리오>는 오늘날의 금융위기를 “자본(주의) 축적체계에서 일어난 위기”로 보는 기존의 분석과 달리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근본적 변형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한 화제작이다. 자본주의가 마침내 위기에 빠졌다고 환호하기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자본주의의 변형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 새로운 국면을 ‘인지자본주의’라고 부르며, 인지자본주의의 핵심 작동 방식 중 하나를 ‘이윤의 지대화’라고 본다. 출판사 쪽은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지은이들과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 사이에 ‘인지자본주의’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며 “이번 한국어판에 지은이들인 산드로 메차드라, 안드레아 푸마갈리가 비판에 대한 반비판을 새로 작성해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전한 고전 열풍

올해도 고전 읽기는 굵직한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홍대용 평전: 실천적 정주학자의 일생>(휴머니스트)은 면밀한 사료와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실학파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깨뜨릴 것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이밖에 <철학콘서트>로 유명한 인문학자 황광우의 <고전의 시작>(생각정원), 동양철학자 전호근의 <장자 강의>(동녘), 역사학자 전우용의 <그때 오늘>(푸른역사),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 쓴 <대항해시대 정돈된 인격자 이순신>(서울대출판문화원)을 비롯해 풍성한 읽을거리가 독자들을 기다린다.

문학에서는 소설가 황석영이 염상섭에서 김애란까지 한국 근현대문학사에서 가려뽑은 <황석영의 한국명단편 101>(문학동네)이 10권으로 나온다. 창비는 시인 김사인의 9년 만의 신작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1월 초 출간할 예정이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을 다시 쓴 <청소년을 위한 아리랑>(해냄)은 단출한 얼굴로 청소년 독자들을 찾아간다.

이재성 이유진 기자 sa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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