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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중2병은 없다, ‘호빵맨 선생님’만 있다면

등록 2015-01-01 20:41

잠깐독서
행복수업
주명섭 지음/인문서원·1만3000원

코와 이마와 볼에서 반짝반짝 광이 나는 ‘호빵맨’ 선생님네 반에는 ‘부장님’이 많으시다. 매일 출석부를 챙기는 출석부장, 친구들의 생일을 챙기는 생일부장, 교실 화분을 가꾸는 화초부장…. 변두리에 머무는 아이 없이 모두가 공동체의 주인이 되게 한다. 학년 초엔 최고의 말썽꾸러기에게 관심과 이해의 기준을 맞춘다. 그러기에 칭찬받을 아이는 그만큼 많아진다. 학년 말이 되면 반 전체가 야영을 하며, 지식공부로는 못 깨칠 사는 법을 익힌다.

이 책은 ‘중2병’을 지나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과 20여년 함께한 중학교 역사 담당 선생님의 소소한 듯 특별한 교단 일기다. ‘행복수업’을 이끄는 호빵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기다림’과 ‘관찰’이다. 오밤중에 가출을 감행한 아이가 “내일 사복 입고 등교해도 되냐”고 선생님께 덥석 전화할 정도로 사이좋게 지낸다. 술병 아빠에 지쳐 마음이 닫힌 냉이꽃 같은 아이에겐 작은 관심만으로 내면의 큰 변화를 이끌고, 서술형 30점 만점에서 6점짜리가 4점짜리를 면박 주는 장면에선 현명하게 꾸짖어 부끄러움을 일깨운다. 불씨를 쑤셔댈수록 불을 살리는 부지깽이의 역할, “아이들의 변화는 교사의 열정에 정비례”하는 호빵맨 교실의 이야기가 흐뭇하다. 자신도 모르는 새 타성에 젖어 있던 현장 교사나 자녀와의 소통이 힘겨웠던 부모들에게 새해 선물이 될 법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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