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나만의 집에 대한 욕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지만, 실제 집을 지을 엄두를 내기는 쉽지 않다. 금전적 이유가 크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해도 집을 짓는 것은 큰 모험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라면 다르다. 언제든 헐고 짓고, 평생 실현될지는 모르는 나만의 집을 마음껏 상상하며 당장이라도 공사를 벌일 수 있다.
<집짓기 바이블>(마티·왼쪽 사진)은 건축법 등 법률 지식은 물론 설계에서 시공까지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담은 일종의 지침서다. ‘집짓기를 둘러싼 과대포장 없는 진짜 정보를 공개하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한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 7명이 땅 고르기, 건축가 선정, 설계, 준공, 입주 등 집에 관한 모든 얘기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땅콩집 열풍이 한창이던 2012년 6월 초판이 나왔는데, 지난해 7월 이들이 다시 모여 개정된 건축법, 집짓기 붐 이후 달라진 주택 설계 시장, 현실성 있는 공사비, 집짓기 카페 운영자가 알려주는 족집게 팁 등을 추가해 개정증보판을 냈다.
최근 나온 <아파트 버리고 살고 싶은 집 짓기>(아름다운사람들)는 20년 동안 단독주택만 지어온 일본인 건축가 니시야마 데쓰로의 경험이 온전히 녹아 있다. 채광, 통풍, 단열, 구조, 지붕, 현관, 진입로, 화장실, 계단, 붙박이장, 인테리어, 창틀까지 단독주택에 살고 싶지만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일반인들에게 작은 집을 아름답고 경제적으로 짓는 56가지 정보를 가르쳐 준다. 일러스트와 개념도, 사진 등이 풍부해 더욱 쉽고 현실감있게 집이 다가온다.
한옥에 관심이 있다면 <작은 한옥 한 채를 짓다>(돌베개·오른쪽), <한옥, 구경>(디자인하우스)을 일독할 만하다. <작은 한옥…>은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 교수(서울대 국어교육학과)가 서울 종로구 체부동의 대지 21평(건물은 12평)짜리 낡은 한옥을 구입한 뒤 도편수 황인범씨에게 개조를 맡겨 재탄생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다뤘다. 책을 읽다 보면, 근사한 한옥 한 채 짓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한옥, 구경>은 전국의 아름다운 한옥 스물다섯 집을 다뤘다. 부티크 한옥호텔 취운정, 최초의 한옥호텔 경주 라궁, 한국가구박물관 등 유명 한옥은 물론 3대가 함께 한옥에 사는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를 비롯해 조정구 건축가, 조일상 부산시립미술관장 등의 운치있는 한옥 생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건축가 지순·원정수가 함께 낸 <집>(간삼건축)은 1930년대 도시민들의 주거생활부터 아파트, 평창동 주택, 고급빌라, 한남동 공관까지 우리의 집이 걸어온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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