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루퍼트 머독
데이비드 맥나이트 지음, 안성용 옮김
글항아리·1만6000원 ‘루퍼트 머독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영국 타블로이드지 <선>의 편집장 데이비드 옐런드의 말은 ‘머독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잘 드러낸다. 머독 미디어기업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 세계 곳곳의 편집장들에게 ‘정부 감시자’라는 저널리즘 원칙 따윈 안중에 없다. 시장 만능주의와 미국 헤게모니 전파라는 머독의 광적인 이데올로기에의 헌신만이 판단의 제1원칙이다. ‘미디어로 세계를 선동한 권력욕의 화신’이란 부제의 이 책은 머독이 그의 미디어 제국을 통해 막강하게 확장해온 정치적 영향력을 파헤친다. 그는 ‘킹 메이커’이자 ‘네오콘의 치어리더’였다. 레이건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뉴욕 포스트> 사설과 1면 등 필요한 모든 지면을 할애했다. 민영화, 복지 축소로 대별되는 대처리즘의 근간도 머독과의 유착에 있다. 9·11사태 이후 머독의 주요 타블로이드지는 <폭스 뉴스>와 함께 18개월간 오직 이라크전만 요란하게 떠드는 광란의 태도를 보였다. 지구온난화나 에이즈의 원인에 대한 과학적 사실마저 부인하는 비이성적 보도 태도는 ‘폭스 뉴스 효과’라는 조어를 낳았다. 머독 매체가 만들어내는 매체간 의제 설정 효과가 공론장을, 나아가 세상을 얼마나 비상식적으로 몰아가는지 섬뜩한 진실을 마주한다. 종편과 보수신문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와 다르지 않다는 기시감이 내내 불편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데이비드 맥나이트 지음, 안성용 옮김
글항아리·1만6000원 ‘루퍼트 머독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영국 타블로이드지 <선>의 편집장 데이비드 옐런드의 말은 ‘머독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잘 드러낸다. 머독 미디어기업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 세계 곳곳의 편집장들에게 ‘정부 감시자’라는 저널리즘 원칙 따윈 안중에 없다. 시장 만능주의와 미국 헤게모니 전파라는 머독의 광적인 이데올로기에의 헌신만이 판단의 제1원칙이다. ‘미디어로 세계를 선동한 권력욕의 화신’이란 부제의 이 책은 머독이 그의 미디어 제국을 통해 막강하게 확장해온 정치적 영향력을 파헤친다. 그는 ‘킹 메이커’이자 ‘네오콘의 치어리더’였다. 레이건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뉴욕 포스트> 사설과 1면 등 필요한 모든 지면을 할애했다. 민영화, 복지 축소로 대별되는 대처리즘의 근간도 머독과의 유착에 있다. 9·11사태 이후 머독의 주요 타블로이드지는 <폭스 뉴스>와 함께 18개월간 오직 이라크전만 요란하게 떠드는 광란의 태도를 보였다. 지구온난화나 에이즈의 원인에 대한 과학적 사실마저 부인하는 비이성적 보도 태도는 ‘폭스 뉴스 효과’라는 조어를 낳았다. 머독 매체가 만들어내는 매체간 의제 설정 효과가 공론장을, 나아가 세상을 얼마나 비상식적으로 몰아가는지 섬뜩한 진실을 마주한다. 종편과 보수신문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와 다르지 않다는 기시감이 내내 불편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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