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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놀랍고 애잔한 동물 이야기

등록 2015-02-12 20:29수정 2015-02-12 20:29

잠깐독서
바보 똥개 뽀삐
박정윤 지음/엔트리·1만3000원

박정윤 수의사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에는 다양한 삶과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 찾아온다. 이들을 치료하며 생긴 일들을 50여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소소하면서 따뜻하다.

가장 돋보이는 이야기는 ‘바보 똥개 뽀삐’. 어느 날 노부부가 보잘것없는 똥개를 안고 찾아온다. 스티로폼 상자가 집이고 신문지가 이불인 뽀삐는 요즈음의 ‘애견만세’ 시대에 비하면 남루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노부부는 뽀삐를 의지하고 사랑한다. 뽀삐는 심장병이 있는 할아버지를 따라 매일 등산을 하다가 자신의 심장병이 악화돼 죽음의 문턱에 왔다. 할아버지는 뽀삐에게도 좋을 거 같아 함께 산을 탔다면서 눈물을 떨군다.

여태껏 동물은 타자화의 대상이었다. 관계는 일방적이었고 이야기는 단순했다. 언제든 사고파는 소유물이나 재주를 부리는 조련 대상 혹은 인간을 장식하는 순종 액세서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희로애락의 인간사만큼이나 동물과 인간 사이에도 광대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 구타 경험 때문에 대나무 안마기 소리를 들으면 부들부들 떠는 개 ‘달래’, 악몽을 꾸는 대학병원 실습견 출신 ‘바둑이’까지, 놀랍고 애잔하고 거룩한 생명의 삶을 기록했다. 지은이는 늙고 병든 동물의 삶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가진 것 많은 권력층이 아니라 뽀삐의 노부부처럼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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