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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예수의 두 얼굴, 우리의 두 얼굴

등록 2015-03-12 20:23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
주원규 지음/바다출판사·1만7800원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마태복음 6장 9~13절에는 예수가 기도와 금식을 행하는 몸·마음가짐을 전하며 ‘말씀’하신 주기도문이 나온다. 초기 기독교는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주기도문’을 읽는 수행을 시켰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아야 제대로 된 수행이며 틀리면 구원받을 수 없다고 인식한 시대도 있었다. 지금도 기독교인들은 주기도문을 암송한다.

신학자들 사이에선 주기도문의 성격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논쟁이 이어졌다. 보수 신학자인 에드먼드 클라우니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인간을 대신해 가르쳐 준 신성한 권위”를 강조하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기원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반면, 진보 종교철학자 한스 큉은 ‘신을 향한 인간의 탄원’으로 규정했다. 하층민 사회로 온 예수 자신이 힘없는 자들의 고통과 슬픔, 울부짖음을 신에게 대리로 항변한 탄원서라는 것이다.

예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역사적으로 신학에서 예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갈래다. 보수 신학은 예수를 신으로 바라보며 신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진보 신학에선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며, 일종의 혁명가처럼 해석하기도 한다.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성서 해석은 물론, 믿음과 구원에 대한 인식, 종교적 행동 양식까지 달라진다. 수천개에 이르는 종파도 결국 인간이 예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주원규의 <진보의 예수, 보수의 예수>는 인간이 예수를 어떻게 읽어왔는지를 살피는 책이다. 지은이는 장편소설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예수의 삶을 천착해온 목사다.

지은이는 4대 복음서인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말과 행동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하고, 그를 둘러싼 보수·진보 양쪽 신학자들의 해석을 공정하게 살핀다. 간음한 여인을 끌고와 어떻게 할지 묻는 바리새인들에게 예수가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한 말씀(요한복음)부터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마태복음),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가복음), “세번 나를 부인하리라”(마가복음, 누가복음) 등 우리가 한번쯤 들었을 예수의 111가지 대표적 언행을 원문대로 상세히 옮긴 뒤, 신학자나 종교철학자들의 엇갈린 분석을 전하는 형식이다. 장 칼뱅, 마르틴 루터 등 역사적 인물은 물론 캠벨 모건, 존 스토트, 존 도미니크 크로산, 안병무, 최영실 등 국내외 현대신학자들의 주장까지 망라됐다.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한 말씀은 인간의 마음과 양심에 죄를 갖고 있다는 죄의 보편성(찰스 하지), 종교 기득권층인 바리새인과 다른 교인의 평등성(김경재), 유대 남성이 만든 간음 규정을 뒤엎은 남녀평등선언(최영실)이라는 시각으로 해석됐다. 복음서에 적힌 예수의 말씀에서 양성 평등을 넘어 동성애에 대한 차별 금지 코드로 읽어내는 주장도 제시된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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