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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흥미롭게 풀어쓴 의학의 역사

등록 2015-03-12 20:32수정 2015-03-12 20:32

잠깐독서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예병일 지음/한국문학사·1만4500원

사람이 아프면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에 제물을 바치던 때,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힘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 등 네 가지 체액의 균형이 건강을 다스린다는 그의 주장에 따라 로마시대의 의사 갈레노스는 환자의 몸에서 피를 뽑는 사혈 치료를 행했다.

중세는 갈레노스 의학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의사들은 면도를 잘하는 이발사를 해부의 대리인으로 내세우며 고증학의 테두리에 머물렀다. 주검의 해부를 직접 실연하는 등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한 베살리우스의 해부학 책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는 의학의 중세 암흑시대를 끝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이 나온 건 1543년, 공교롭게도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운동에 관하여>가 출판된 해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장군처럼 그뒤 의학은 세균, 바이러스, 유전자 등 지식을 섭렵해나가며 감염병을 하나둘 정복해나갔다.

의학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이 책은 의학이 과학이 아니라 학문의 경계에서 성장한 학문임을 상기시켜준다.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이후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하며 생명을 구해냈지만, 최근 들어선 과잉 진료와 의료 산업화 등 현대의학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화두로 떠올랐다. 의학이 인간의 몸을 실험실의 살덩어리로 보지 않고 다른 생명과 공감하고 상호작용하는 주체로 인식해야 과학의 수렁에 빠지지 않는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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