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담배는 숭고하다
리처드 클라인 지음, 허창수 옮김
페이퍼로드·1만5000원 담배는 몸에 해롭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보건당국과 의료인들이 끊임없이 이를 강조하고 있는데도 10억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담배를 꺼내무는 현실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들은 내일 죽을지 모르고 현재를 탐닉하는 멍청이들인가. 지은이는 담배의 숭고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담배가 건강에 정말로 좋다고 한다면, 담배를 피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담배가 건강에 유익하다면 담배는 더 이상 숭고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숭고하다’는 뜻은 임마누엘 칸트의 <판단력 비판>에서 빌려온 것이다. 칸트는 부정적인 경험, 충격, 봉쇄, 죽음과 협박의 순간들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어두운 미(美)를 ‘숭고’와 연관짓는다. 지은이는 건강과 장수가 최고의 미덕으로 칭송되는 시대에 타들어가는 무언가의 아름다움을 환기시킨다. 그렇다고 뜬구름 잡는 사변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불문과 교수인 지은이는 자국민에게는 담배의 해악을 홍보하면서 수출은 장려하는 미국 정부의 이중성, 여성의 흡연에 대한 더 강한 억압, 언제 죽을지 모를 전쟁터에서 군인과 담배가 맺는 비장한 관계 등 담배를 둘러싼 담론과 역사를 종합적으로 비평한다. 히틀러는 담배를 악마로 취급했다. 악마화를 멈출 때, 지은이가 해냈듯이 진정한 금연에 다다를지 모른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리처드 클라인 지음, 허창수 옮김
페이퍼로드·1만5000원 담배는 몸에 해롭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보건당국과 의료인들이 끊임없이 이를 강조하고 있는데도 10억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담배를 꺼내무는 현실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들은 내일 죽을지 모르고 현재를 탐닉하는 멍청이들인가. 지은이는 담배의 숭고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담배가 건강에 정말로 좋다고 한다면, 담배를 피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담배가 건강에 유익하다면 담배는 더 이상 숭고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숭고하다’는 뜻은 임마누엘 칸트의 <판단력 비판>에서 빌려온 것이다. 칸트는 부정적인 경험, 충격, 봉쇄, 죽음과 협박의 순간들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어두운 미(美)를 ‘숭고’와 연관짓는다. 지은이는 건강과 장수가 최고의 미덕으로 칭송되는 시대에 타들어가는 무언가의 아름다움을 환기시킨다. 그렇다고 뜬구름 잡는 사변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불문과 교수인 지은이는 자국민에게는 담배의 해악을 홍보하면서 수출은 장려하는 미국 정부의 이중성, 여성의 흡연에 대한 더 강한 억압, 언제 죽을지 모를 전쟁터에서 군인과 담배가 맺는 비장한 관계 등 담배를 둘러싼 담론과 역사를 종합적으로 비평한다. 히틀러는 담배를 악마로 취급했다. 악마화를 멈출 때, 지은이가 해냈듯이 진정한 금연에 다다를지 모른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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