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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중도’는 생각하지 마

등록 2015-03-26 20:36

잠깐독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와이즈베리·1만3000원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잃고 혼란에 빠져 있던 한국의 민주당 쪽 정치인들은 이 책을 독파하며 길을 찾으려 했다. 정치 캠페인의 기본은 프레임이라는 지은이의 주장과 강연 등을 토대로 전략을 구사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에 큰 도움을 준 지은이가 이 책의 초판 발행 10주년을 맞아 전면개정판을 냈다. 고민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공적 담론의 프레임에서 공화당이 다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데서 출발했다. 지은이가 보기에 ‘오바마케어’ ‘세금 구제’ 등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벌어진 주요 프레임 전쟁에서 공화당이 이겼던 이유는,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인식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은이의 통찰은 한국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초판에서도 분석했듯 중도로 불리는 이들은 사안에 따라 때론 진보적인 태도를, 때론 보수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이중개념주의자’다. 이 때문에 진보적 정치세력이 이들을 끌어들이려고 우클릭하면, 진보적 지지층을 소외시키는 동시에 이중개념주의자들의 보수적 프레임만 강화시켜 결과적으로 더욱 불리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며,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집권 전략이라고 믿는 한국의 제1야당이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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