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연 ‘좋은정책포럼’의 기획연속토론회.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왼쪽 셋째)는 “진보가 적극적으로 ‘애국’을 포용하는 ‘애국적 진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의 새 길을 찾아서’ 토론회
“이제 진보는 친북세력과 선을 긋고 ‘애국적 진보주의’로 가야 한다.” “반애국적 수구가 더 문제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뒤 정치권에서 ‘중도 지향’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에서 ‘애국적 진보주의’라는 중도진보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애국’이란 말이 가진 배타적 민족주의 뉘앙스와 좌파에 대한 매카시즘 분위기가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북한 추종세력과 절연하고
‘애국=국가주의’ 동일시 벗어나
통일·분권·복지국가 과제 달성”
김형기 경북대 교수 주장에 “종북은 진보 대결속 나온 말
수구집단 공격 피해선 안돼” 비판 ‘좋은정책포럼’이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연 ‘진보의 새로운 길을 찾아서-기획연속토론회’ 에서 발제자로 나온 김형기 교수(경북대 경제통상학부·좋은정책포럼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체제를 인정하고 헌법질서를 존중하는 틀 내에서 평등과 연대 같은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애국적 진보주의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애국적 진보주의: 한국 진보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이후 좁은 의미의 기존 진보는 파산했다”며 “진보는 ‘애국’을 국가주의와 동일시하며 불편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애국’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추종세력과 절연하고 북한 체제의 반인간성과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인권억압에 대해 발언하는, 진보의 재생을 위한 새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통만 강조하는 민족주의가 아닌 통일, 분권, 복지국가의 3대 과제를 달성하자는 것이 애국적 진보주의”라는 것이다. 정동영 전 의원이 참여한 ‘국민모임’에 대해 김 교수는 “국민모임이 ‘비중도 진보주의’를 표방한다지만, 그들이 지지한다는 사회민주주의 또한 결국 중도 개념을 갖고 있다”며 ‘중도 진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윤태 교수(고려대 사회학과)도 “민주진보세력은 국가관료주의와 무조건 정부의 역할을 공격하는 극단주의 양쪽과 싸워야 한다”며 “사회민주주의에 기반한 애국적 진보주의는 북한, 재벌문제, 사회경제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교한 이론으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형기 교수의 ‘애국적 진보주의’에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반애국적 보수(수구) 정권”이라며 김 교수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수구집단이 진보주의자들의 본뜻을 왜곡하고 악용하여 공격수단화 하면 맞설 일이지 이를 피하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라며 “‘종북’이라는 말 또한 진보진영의 정파대립 속에서 나온 말로서, 국민의 실망은 진보진영의 권력욕과 패권적·분열적 행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공개 표명한 국민모임이 복지국가를 목표로 진보정치의 새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진보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장은주 교수(영산대 자유전공학부)는 “‘중도적 이념’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이념 자체의 연성화가 아니라 민주적 헌정주의를 중시하는 중도의 길이 중요하다”며 김 교수의 중도주의에 반론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올바른 중도주의는 안철수 의원의 시도로 대표되는 절충적 중도주의, 기계적 중도주의와도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는 “종북주의와 선긋기,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은 정당하지만 애국주의를 섣불리 강조하는 것은 아직 진보진영이 시대착오에 빠져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좋은정책포럼은 오는 5월 두번째 기획 연속 토론회에서 ‘연대적 개인주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애국=국가주의’ 동일시 벗어나
통일·분권·복지국가 과제 달성”
김형기 경북대 교수 주장에 “종북은 진보 대결속 나온 말
수구집단 공격 피해선 안돼” 비판 ‘좋은정책포럼’이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연 ‘진보의 새로운 길을 찾아서-기획연속토론회’ 에서 발제자로 나온 김형기 교수(경북대 경제통상학부·좋은정책포럼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체제를 인정하고 헌법질서를 존중하는 틀 내에서 평등과 연대 같은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애국적 진보주의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애국적 진보주의: 한국 진보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이후 좁은 의미의 기존 진보는 파산했다”며 “진보는 ‘애국’을 국가주의와 동일시하며 불편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애국’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추종세력과 절연하고 북한 체제의 반인간성과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인권억압에 대해 발언하는, 진보의 재생을 위한 새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통만 강조하는 민족주의가 아닌 통일, 분권, 복지국가의 3대 과제를 달성하자는 것이 애국적 진보주의”라는 것이다. 정동영 전 의원이 참여한 ‘국민모임’에 대해 김 교수는 “국민모임이 ‘비중도 진보주의’를 표방한다지만, 그들이 지지한다는 사회민주주의 또한 결국 중도 개념을 갖고 있다”며 ‘중도 진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윤태 교수(고려대 사회학과)도 “민주진보세력은 국가관료주의와 무조건 정부의 역할을 공격하는 극단주의 양쪽과 싸워야 한다”며 “사회민주주의에 기반한 애국적 진보주의는 북한, 재벌문제, 사회경제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교한 이론으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형기 교수의 ‘애국적 진보주의’에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반애국적 보수(수구) 정권”이라며 김 교수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수구집단이 진보주의자들의 본뜻을 왜곡하고 악용하여 공격수단화 하면 맞설 일이지 이를 피하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라며 “‘종북’이라는 말 또한 진보진영의 정파대립 속에서 나온 말로서, 국민의 실망은 진보진영의 권력욕과 패권적·분열적 행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공개 표명한 국민모임이 복지국가를 목표로 진보정치의 새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진보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장은주 교수(영산대 자유전공학부)는 “‘중도적 이념’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이념 자체의 연성화가 아니라 민주적 헌정주의를 중시하는 중도의 길이 중요하다”며 김 교수의 중도주의에 반론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올바른 중도주의는 안철수 의원의 시도로 대표되는 절충적 중도주의, 기계적 중도주의와도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는 “종북주의와 선긋기,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은 정당하지만 애국주의를 섣불리 강조하는 것은 아직 진보진영이 시대착오에 빠져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좋은정책포럼은 오는 5월 두번째 기획 연속 토론회에서 ‘연대적 개인주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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