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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창조성은 천재성과 관계없다!

등록 2015-04-02 20:51

창조와 창발
김용호 지음/수류산방·2만4000원

2010 밴쿠버겨울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금메달을 따낸 ‘피겨여왕’ 김연아. 그가 한국 빙상 역사에 금자탑을 세운 것은 타고난 재능, 즉 천재성 때문일까, 아니면 피나는 훈련과 노력 때문일까?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복귀하며 다시 주목을 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 ‘야구의 신’(야신)으로까지 추앙받은 그는 또 어떠한가?

지난 10년 동안 성공회대 문화대학원과 신문방송학과에서 창조성 강의를 해온 김용호 교수는 <창조와 창발>을 통해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명백히 밝힌다. “이 책은 창조성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창조성과 관련되어 많이 인용되는 모차르트, 피카소 같은 예술가나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같은 과학자, 혹은 스티브 잡스 같은 사업가는 거의 소개하지 않는다. 대신 야구감독 김성근이나 합창단 지휘자 김보미, 선사 경봉 스님, 교사 안순억·서길원·남궁역, 벤처사업가 이원형 같은 사람들이 인용된다. 그 특징을 보면… 대체로 말하는 ‘위대한 인물’은 아니다.”

저자는 “창조성은 서양의 어떤 위대한 인물들, 세계적인 위인들에게만 있는 희귀자원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창조성은 일상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내재되어 진동하고 있다는 것, 즉 창조성은 아주 보편적인 힘이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입장”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사람들이 창조성을 천재, 똑똑함, 유능함으로 이해했고, 모차르트 같은 특별한 누군가의 역량으로 여겼는데, 저자는 이런 관습적인 생각에서 벗어난다.

“동양인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빈 합창단 지휘자가 된 김보미도 야신 김성근 감독도 각각 음악을 좋아하고 야구를 좋아한 것이 시작이었고, 대상을 향한 마음이 없다면 창조는 시작되지 않는다. 여기에 음악을 연습하고 야구를 연구하는, 그 지난하고도 어려운 과정을 즐겁게 여기며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몰입하는 과정이 더해졌을 때 창조성은 드러난다.” 저자는 “애정과 호기심도, 의지력과 몰입도 모든 인간에게 잠재된 능력”이라며 ‘보편적 창조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또 창조성의 근원은 생각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주장한다. “이순신 장군의 창조성은 거북선 발명이나 게릴라 해전의 창안처럼 겉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은 드러나지 않은 어떤 힘으로부터 나온다. 조선 전체의 군대가 무너져 갈 때도 일본군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백의종군을 명 받았을 때도 분개하거나 수치심이 없었다. 그런 한결같은 마음의 역량이 없었더라면 겉으로 드러난 창조성도 발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부제를 ‘한반도 르네상스를 위한 마음의 혁명’으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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