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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일연은 왜 삼국유사를 썼을까

등록 2015-04-09 20:34

일연, 베스트셀러를 쓰다
염명훈 지음/탐·1만원

나이 먹을수록 더 궁금해지고 무게감이 더해지는 질문들이 있다. ‘사람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같은 것들이 그렇다. 철학서라도 뒤적여보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먹고살기 바쁘다. 이런 고민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치열하게 하는 게 좋은 법이다. 청소년 시기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철학은 어렵다. 어른도 그럴진대 청소년은 오죽할까.

‘탐 철학 소설’이 길라잡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낸 시리즈다. 호평을 받았던 ‘청소년 철학 소설’ 7권을 2013년 재출간하면서 출발했다. 이번에 20권째인 <일연, 베스트셀러를 쓰다>가 나왔다. <삼국유사>를 쓴 고려시대 승려 일연을 주인공으로 했다.

이 책의 미덕은 <삼국유사>를 직접적으로 풀어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랬다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대신 살기가 극도로 팍팍해진 고려 중기에 일연은 왜 이런 책을 썼는지를 가상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내가 일흔이 넘은 나이에 왜 세 나라 이야기를 모아 깎고 맞춘다고 생각하나? 온 마음에 상처뿐인 이 나라 백성을 위해서라네. 조금이라도 약이 될까, 붕대가 되어 감싸줄 수 있을까 해서 하는 일이라네. 왕과 귀족들만 보라고 하는 일이 아니네.”

20년 가까이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친 글쓴이는 <삼국유사> 내용보다 일연의 삶을 비추려 애썼다. 그래도 내용 흐름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장들을 따라가는 덕에, 이 책을 읽고 <삼국유사>를 읽으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공자, 지하철을 타다> <마르크스, 서울에 오다> 같은 이전 시리즈도 찾아보게 될지 모른다. 지하철을 탄 공자가 영어 공용화를 주장하는 이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21세기 서울로 온 마르크스가 홍대 클럽 주변을 서성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통해 그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청소년 책이긴 하나 어른도 탐낼 만하다.

출판사는 ‘처음 시작하는 인문학 특강’을 진행한다. 신청하면 대표 작가들이 찾아가 강연해주는데, 10회차까지 무료이고 다음부턴 유료다. www.totobook.com/tam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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